지난해 공장과 생산설비 등 기업의 유형자산이 처음으로 감소함으로써 설비투자가 얼마나 부진한가를 단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기업들이 공격적 투자 대신 기존 장비의 효율적 이용을 추구하면서 부가가치 생산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이 27일 발표한 '2002년 광업.제조업 통계조사 잠정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종사자 5명 이상의 사업체가 갖고 있는 유형자산은 모두 263조2천210억원 규모로 전년도의 267조8천210억원에 비해 1.7%가 줄었다. 공장과 생산설비 등을 포함한 유형자산의 감소는 감가상각이 발생한 만큼 신규투자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으로 설비투자가 그만큼 부진하다는 뜻이다. 유형자산이 전년보다 감소한 것은 지난 1967년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그러나 부진한 투자와 달리 지난해의 총출하액은 634조840억원으로 2001년에 비해 8.4%가 늘어 증가 폭이 오히려 전년보다 커졌다. 특히 정보통신기술산업의 출하액은 117조4천850억원으로 전체 증가율을 훨씬 웃도는 11.4%를 기록했고 전체 출하액 중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8.6%로 0.5% 포인트가높아졌다. 부가가치 총생산액과 1인당 부가가치 생산액도 각각 244조9천370억원과 9천26만9천원으로 2001년에 비해 9.8%와 7.9%가 늘어나 각각 1.1%와 1.3%에 그쳤던 전년도의 증가율을 크게 앞질렀다. 이는 기업들이 신규 투자 대신 기존 설비 활용도를 높였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한편 작년 말 현재 종사자 5명 이상 사업체는 모두 11만1천151개로 4.3%가 늘었으나 전년도 증가율 7.9%에는 못미쳤고 특히 299명 이하 중.소 사업체는 11만470개로 4.4%가 늘어난 반면 300명 이상 대규모 사업체는 681개로 되레 2.0%가 감소했다. 아울러 5인 이상 사업체의 월 평균 종사자는 271만3천명에 달해 1년 만에 감소세에서 증가세로 반전됐다. 그러나 299명 이하 사업체의 종사자는 208만8천명으로 3.3%가 늘어난 반면 300명 이상 사업체는 62만5천명으로 3.2%가 감소해 대기업들이 감량 경영을 강도 높게진행되고 있음을 반영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기자 jski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