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기현의 한 시골마을에 있는 오누마제과. '나가사키 짬뽕'이라는 체인점을 운영하는 링거하트. 동네 세탁소의 드라이 하청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일본드라이사. 도요타식 '가이젠'(改善)으로 회사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하거나 위기상황을 벗어난 일본의 중소ㆍ중견기업들이다. 일본에서는 대기업 정부기관뿐만 아니라 동네 가게까지도 비용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위해 도요타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직원 45명의 오누마제과는 장기 불황으로 지난 2001년 초까지만 해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매출 감소는 물론 기본적인 위생관리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회사 전체가 패배주의에 사로잡혀 있었다. "3대에 걸쳐 50년 넘게 가업(家業)으로 이어온 공장을 결국 닫아야 하나 하는 위기감이 들더군요. 고민 끝에 도요타의 문을 두드렸습니다."(오누마 사장) 오누마제과는 직원들을 도요타 협력업체인 기후차체를 견학시키고 PEC(생산기술센터)의 컨설팅을 받아 생산은 물론 판매 시스템까지 완전히 바꿨다. 자본금 1천만엔에 불과한 이 중소기업은 지난해 6억엔의 매출을 올렸다. 순이익은 창업 이래 최대를 기록했다. 지금은 고등학교 교사들이 학생들의 취업을 청탁하러 올 정도로 유명한 회사가 됐다. 링거하트는 도요타 '간방(看板)' 방식을 응용한 당일 발주 시스템으로 재고를 5분의 1로 줄였다. 발주에서 배송에 이르는 시간이 짧아지면서 창고시설에 대한 투자도 축소됐다. 도요타 방식을 도입하기 이전에 비해 신규 점포 개설비용이 30%가량 줄어들었다. 일본 드라이사는 도요타의 적기공급 시스템(JIT)을 도입해 경쟁력을 높인 케이스. 당초 이 회사는 '다음날 완성'을 무기로 내세웠다. 24시간안에 세탁을 완료해 배달한다는 속도전으로 승부를 건 것. 하지만 고객 중에는 세탁소에 더 보관해 두고 싶은 사람도 있게 마련이다. 일본 드라이는 고객에게 희망하는 완성 날짜를 물어 세탁물의 특성에 맞게 처리함으로써 재기에 성공했다. 모노우(미야기현)=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