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청약부금의 만기가 돌아 오고 있다. 청약부금은 지난 2000년 11월 소득공제 대상에서 제외됨에 따라 그 해 10월 가입자가 급증했었다. 부금 가입자는 그 해 9월엔 전달보다 7만4천명 줄었으나 10월 한 달에만 8만1천명 늘어나 당시 가입자수는 1백96만명에 달했었다. 금융계 관계자는 "3년 전 부금 가입자가 일시적으로 급증했던 데다 4∼5년짜리 부금가입자들의 만기분까지 감안하면 이달에만 모두 최소 10만∼20만명의 가입자가 만기연장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만기가 된 주택청약부금의 처리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만기연장이 최선=만기된 통장은 최장 2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 만기연장이 유리한 이유는 청약 1순위 자격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고객이 만기연장을 신청하지 않으면 대개 연 1∼2%대의 만기후 이율을 적용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연장을 신청하는 게 좋다. 현재 주택청약부금을 연장할 때 적용하는 금리는 은행마다 차이가 있다. 국민은행의 경우 옛 국민은행에서 가입했는지,옛 주택은행에서 가입했는지에 따라 다르다. 옛 국민은행 통장의 만기연장 땐 3년짜리 청약부금 약정이율(현재 연 4.1%)을 지급하며 옛 주택은행 통장엔 정기예금 기본금리인 연 3.7%를 적용하고 있다. 우리은행(연4.6%),제일은행(4.4%),농협(4.6%) 등은 만기시점의 3년짜리 청약부금 금리를 적용한다. 신한은행의 경우 1년제 상호부금 금리(4.0%)를,조흥은행은 3년짜리 가계적금 금리(4.5%)를,외환은행은 1년짜리 정기예금 기본금리(3.8%)를,한미은행은 2년짜리 정기적금 금리(4.3%)를 각각 적용하고 있다. ◆급전 필요하면 청약예금 전환=급하게 원리금을 찾아야 한다면 청약예금으로 전환하면서 차액만 빼 쓰는 방법이 있다. 그러나 이 때 반드시 큰 평수로 평형을 변경해야 한다. 예를 들어 전용면적 85㎡(25.7평) 이하 주택을 청약할 수 있는 부금통장을 갖고 있다면 최소 1백2㎡(30.8평)나 1백35㎡(40.8평) 이하의 청약예금으로 전환해야 한다. 서울·부산지역이 기준일 경우 예금액이 최소 6백만원은 돼야 한다는 얘기다. 따라서 1천8백만원짜리 청약부금을 갖고 있다면 6백만원을 제외한 1천2백만원을 찾아쓸 수 있다. 그러나 한번 평형변경을 신청하면 앞으로 2년동안 다시 신청할 수 없기 때문에 평형을 변경할 때 신중할 필요가 있다. 국민은행 고객의 경우 청약부금을 일단 해지한 뒤 원금만 신규로 재가입하는 형태로 이자액만큼 빼 쓰는 방법도 있다. 이 경우 1순위 자격은 그대로 유지된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