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철강의 2대주주로 한보철강 인수를 추진중인 AK캐피탈 권호성 회장이 동국제강에 연합철강 지분을 인수해줄 것을 요청했다. 연합철강 창업자인 고(故) 권철현씨의 아들인 권호성 회장이 연합철강 지분을 동국제강에 매각하면 연합철강은 18년동안 막혔던 증자길이 열리게 된다. 23일 권 회장측 관계자는 "제3자를 통해 권 회장 집안이 보유 중인 연합철강 주식 38%를 팔 수 있다는 입장을 동국제강측에 전했다"고 말했다. 동국제강도 권 회장측이 연합철강 지분 매각 의사를 타진해와 현재 주식 매입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양측이 연합철강 주식 양수도 협상에 성공하면 연합철강 1,2대 주주인 동국제강과 권씨 집안간 해묵은 갈등도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동국제강과 권 회장측이 가격 등 주식 매매 조건을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어 협상 타결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냉연 아연도 컬러강판 등 판재류 생산업체인 연합철강의 주당 순자산가치는 31만원(6월말 기준). 그러나 주가는 현재 10만원 수준에 불과하다. 주당 순자산가치와 주가의 괴리가 크다는 얘기다. 권 회장측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가격 협상을 벌이지는 않고 있지만 주당 자산과 경영권 프리미엄 및 주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가격을 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수출 시장의 호조와 제품 단가의 상승 등 미래 업황을 감안해야 한다는 게 권 회장측 주장이다. 동국제강은 이에 대해 아직 가격을 논의하기에는 이르다는 반응이다. 그러나 동국제강 관계자는 "1대 주주가 지분을 추가로 사면서 경영권 프리미엄을 인정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매각 협상을 마냥 지연시키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AK캐피탈이 한보철강을 인수하기 위해선 다음달 18일까지 매각 대금(4억7천만달러)을 다 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협상이 틀어질 경우 자칫 또 다른 감정싸움으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