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아남반도체가 부진을 말끔히 씻고 본격적인 성장국면에 접어들었다.


동부아남은 올들어 동부전자와 아남반도체를 사실상 통합 운영해온 데 따른 '합병 시너지'로 90%이상의 가동률을 유지하고 있다.


부천공장의 경우 고정설비에 대한 감가상각도 마무리단계에 접어들어 손익구조도 상당히 호전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게다가 최근 0.13미크론(회로선 폭,1미크론=1백만분의 1m)급 반도체 칩 양산기술 개발을 발판으로 해외 반도체 메이커와의 대규모 공급계약도 성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큰 폭의 매출 신장이 예상된다.


23일 동부아남반도체에 따르면 연초 아남반도체 부천공장과 동부전자 상우공장의 평균 가동률은 60% 언저리에 불과했으나 최근 들어 9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백%의 완전 가동률을 보이고 있는 상우공장은 2백mm 웨이퍼 기준으로 1만장 이상의 대기물량을 확보해 놓고 있으며 미처 처리하지 못하는 일부 주문은 부천공장으로 돌리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사실상 두 회사를 통합 운영하면서 나름대로 규모의 경제 구축과 함께 고객들의 주문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며 "양사의 강점을 접목한 내부 분업구조도 큰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접촉 고객군이 넓은 동부전자 측이 대외 영업에 주력하는 대신 상대적으로 양산 규모가 큰 아남반도체 측은 생산효율 증대에 나서면서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갖게 됐다는 설명이다.


동부아남은 최근 미국 등의 메이저 반도체 종합메이커 2∼3곳과 대규모 공급계약 체결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내년 초까지는 안정적인 일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내년부터 상우공장에서 0.13미크론급 웨이퍼 생산에 나서 세계 유수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업체와 대등한 기술경쟁력을 선보이겠다는 복안이다.


외형과 수익개선 추세도 두드러지고 있다.


동부아남은 지난 2001년과 2002년 연속 3천억원 이상의 순손실을 낸데 이어 올 상반기에도 1천6백78억원의 적자를 냈다.


하지만 이미 설비투자가 완료된 아남반도체의 경우 감가상각이 거의 마무리 국면에 접어든데다 지난 2·4분기 적자도 93억원으로 줄어들어 이르면 4·4분기 중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회사 측은 예상하고 있다.


상우공장은 상반기 중 5백3억원의 감가상각에 이어 하반기에도 상당한 금액을 상각시켜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지만 연초 월 5천장(2백mm 웨이퍼 기준)에 불과했던 생산규모가 최근 8천장으로 늘어난데 이어 연말까지는 1만장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또 내년부터 나노공정을 포함해 3년간 총 1조2천억여원을 추가로 투자해 월 7만장까지 생산능력을 확충,세계시장에서의 점유율을 5%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LG투자증권의 박영주 연구위원은 "영업과 가동률이 호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내년 매출은 올해보다 30% 가량 증가한 4천3백억원,2005년은 5천억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며 "다만 중장기적인 성장세는 얼마나 빨리 투자여력을 확보해 세계 시장의 흐름을 따라잡느냐에 따라 엇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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