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은행(행장 신동규)은 국내 기업들의 수출입과 해외투자 및 해외 자원개발에 필요한 자금을 빌려주는 국책은행이다. 수출이 장기침체에 허덕이는 한국 경제에 유일한 버팀목일 수 있었던 것은 이같은 수출금융 전담 은행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수출입은행은 올해 총 20조5천억원을 수출기업에 지원할 계획이다. 이는 총 수출 예상액(1천8백억달러·약 2백10조원)의 10%에 육박하는 규모다. 작년 지원액 15조2천억원에 비해 35%나 증액된 것이다. 특히 올해에는 조선산업에 11조4천억원을 집중 지원했다. 이를 통해 한국이 선박수주에서 일본을 누르고 세계 1위의 조선강국으로 자리잡는 데 한몫했다. 수출입은행은 차세대 핵심산업인 IT(정보기술)·이동통신산업에도 올해 6천3백억원을 지원한다. 이를 위해 지난 8월에는 삼성전자가 인도네시아 국영통신회사에 무선전화시스템을 수출하는데 1억2천만달러를 지원했다. 시중은행들이 대출 부실화를 우려,중소기업에 대한 자금지원에 인색한 반면 수출입은행은 중소기업 자금공급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올해 수출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은 총 2조2천억원으로 작년에 비해 37% 증액됐다. 단순한 자금 지원에 그치지 않고 해외정보에 취약한 중소기업을 위해 △국제계약 자문 △해외 경제정보 제공 △경영자문 서비스 등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국제금융통'으로 알려진 신동규 행장은 지난 9월 취임 후 수출입은행의 발전방향을 동북아 경제중심 도약과 남북협력을 지원하는 '국제거래 핵심은행(Core Bank for International Business)'으로 제시했다. 북한이나 주변국과의 경제협력이 활성화될수록 수출입은행이 바빠질 수 밖에 없다. 수출입은행은 이같은 비전을 구체화하기 위해 연말까지 중기 경영계획을 수립하고 미국 EXIM,일본 JEXIM 등 선진국 수출입은행 수준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수출입은행법 개정도 정부에 건의할 계획이다. 최철규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