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전체 교역규모에서 이라크가 차지하는 비중은 그리 크지 않다. 지난 82년에는 수출이 4억4천만달러를 넘어서기도 했으나 유엔의 경제제재가 계속되면서 작년에 이라크에 대한 수출은 8천600만달러, 수입은 3천800만달러였다. 그러나 지난 3월 이라크전쟁이 터지면서 외환결제시스템이 붕괴돼 직접 수출규모는 7월말 현재 400만달러로 무려 93%나 감소했다. 대신 요르단, 아랍에미리트(UAE) 등을 통한 우회수출은 크게 늘어 수출규모가 2억1천500만달러에 이른 것으로 KOTRA는 추산하고 있다. 주요 수출품목은 가전, 위성방송수신기, 자동차, 자동차부품, 원동기.펌프, 농약 및 의약품, 건전지.축전지, 철강관.철강선 등이다. 전쟁 이전부터 국내 업체들이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인지도를 일본제품과 동등한 수준에 올려놓은 가전은 전후 2개월간 수출이 2천만달러에 달했으며 신차를 포함한 중고차 시장도 월 1천500만달러 가량 팔려 나간 것으로 집계됐다. 위성방송수신기는 전후 3개월간 우회수출을 통해 6천200만달러가 공급됐고 담배수출액도 1천만달러로 추정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14억달러에 이르는 인프라 재건분야의 전후복구 프로젝트에단 한곳도 참여지 못했다. 원청업체가 모두 미국기업인데다 `이라크 경제회복을 위해 하청업체 선정시 이라크 기업 우대' 원칙에 따라 하청업체 참여가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KOTRA는 이라크전 직전 진입장벽 철폐와 상품 경쟁력을 토대로 제재 해제 1-2년만에 수출은 3억달러, 건설수주는 10억달러에 이르고 3-5년 뒤에는 이라크 수입시장의 3% 가량인 6억달러 이상의 상품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이라크 진출기업은 현재 KOTRA 외에 대우인터내셔널[47050]과 현대건설[00720],무역업체 서브넥스 등 3곳에 불과하나 치안불안이 해소되면 삼성전자 등 국내기업들의 진출이 러시를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산자부 관계자는 "이라크 추가파병이 이뤄지면 이 지역에서의 외교적 목소리가높아져 그동안 국내 기업들이 소외됐던 전후 재건사업 참여가 가능해지고 교역물량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했다. (서울=연합뉴스) 유경수기자 yks@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