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 추세 속에서도 좀처럼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미국의 고용시장이 전환점을 완전히 돌았다는 조짐이 잇따르고 있다. 9일 발표된 지난주(9.29-10.3)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 수는 38만2천명으로 전주의40만5천명에 비해 크게 줄어들면서 지난 2월초(2.3-2.7) 이후 8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앞서 지난 3일에는 9월중 비(非)농업분야 일자리가 5만7천개 늘어나 역시 8개월만에 처음으로 증가세를 나타냈다고 발표된 바 있다. 분석가들은 지난주 실업수당 신청자 수가 40만명을 조금 밑돌 것으로 예상해 왔다.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감소세로 더욱 장기적인 고용시장의 상황을 반영하는 4주간 평균 실업수당 신청자 수 역시 39만3천500명으로 전주에 비해 1만1천500명이 줄면서 6주만에 처음으로 40만명 밑으로 떨어졌다. 월가에서는 실업수당 신청자 수 40만명을 고용시장의 건전성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보고 있다. 9월 일자리 수 증가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만 해도 경제 분석가들은 미국 고용시장이 완전한 회복세에 접어들었는지는 좀더 관련 지표들을 살펴봐야 할 것이라는 유보적 입장을 나타냈다. 실업수당 신청자 수의 감소는 분석가들과 투자자들에게 고용시장의 본격개선을 뒷받침하는 또하나의 증거로 받아들여질 것이 분명하다. 주식시장에서는 장 막판 이익실현 매물의 증가로 상승폭이 축소되기는 했지만 나스닥 종합지수가 한때 2% 이상 오르는 강세를 보여 실업자 수의 감소 통계를 반기는 모습을 보였다. 또 채권시장에서는 국채 가격이 하락(금리인상)하고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가치가 상승하는 등 모든 금융 시장이 미국 경제의 본격 팽창을 전제로 한 반응을 보였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코노미스트들은 올 연말까지 채용이 계속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최근 제조업 분야의 인원감축 추세가 완화되고 있는 것은 고용시장이 전환점을 돌았다는 첫 조짐이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제조업 분야 일자리는 2만9천개가 줄었지만 이는 1년 이상만에 가장 작은 폭이었다. 로버트 맥티어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우리는 이미 9월에 고용증가에 관해 전환점을 돌았는지도 모른다"고 밝혔고 수전 바이스 연방준비은행 이사도 "9월 고용증가는 시작이며 앞으로 더 큰 폭의 증가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고용시장의 개선 조짐을 누구보다 반긴 이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실업증가 및 일자리 감축을 공격거리로 삼는 민주당 후보들의 공세에 시달려 왔던 조지 부시 대통령이다. 그는 뉴 햄프셔의 한 행사에서 "미국인들이 더 많은 돈을 손에 쥐게 됐을때 경제는 성장하고 누군가 일자리를 얻을 가능성이 커진다는 사실을 나는 알고 있다"고 말해 자신의 감세정책에 재차 자부심을 나타냈다. 그러나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은 지금까지 나타난 개선조짐은 미약하며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CBS 마켓워치는 고용이 본격적으로 늘어나는 단계라면 실업수당 신청자 수가 몇개월간 최소한 35만명 이하로 유지돼야 한다고 이코노미스트들이 지적했다고 밝혔다. 리먼 브라더스의 드류 매터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노동시장이 안정화단계에 접어든 것은 분명하며 고용은 앞으로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일자리를 찾는 사람들을 모두 흡수할 정도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개별 기업들의 움직임도 노동시장의 본격적인 회복을 예상하기는 어렵다는 관측을 뒷받침했다. 철도화물 운송업체인 유니언 퍼시픽과 화학업체 뒤퐁 최고경영자 가채용을 확대하겠다고 말한 반면 타이어업체 굿이어와 자동차업체 포드는 대규모 감원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