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10일 정무ㆍ산업자원위원회 등 12개 상임위별로 금융감독위원회 산자부 등 피감 기관에 대한 국정감사를 통해 생명보험회사 상장과 원전수거물 관리센터 선정과정 등 국정 현안의 혼선을 추궁했다. 국회는 11일 운영위의 대통령비서실 감사 등 2개 상임위의 4개 기관에 대한 국감을 끝으로 20일간의 국감 일정을 마감한다. 이정재 금감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 국감에서 "생보사 상장에 대한 권고안이 나와도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이 올해안에 상장할 의사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생보사의 연내 상장이 어려울 것임을 시사했다. 이 위원장은 "상장자문위원회를 통해 업계와 접촉하는 등 올해안에 상장을 매듭지으려고 노력했지만 기본적인 시각차가 크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위원장은 "그러면 두 회사가 조세감면 혜택(자산재평가 차익에 대한 과세 유예)을 포기하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현재 규정상으로는 그렇다"며 "시행령이 어떻게 바뀔 지는 재정경제부에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그는 "다음주 중 자문위원회를 통해 양사의 뜻을 알려 달라고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금감위 국감에서 야당인 한나라당 의원들은 또 정치자금 비리 의혹과 관련, 증인으로 출석한 노무현 대통령의 '386 측근' 안희정씨를 상대로 나라종금 사건 등 대통령 주변 의혹을 집중 추궁했으나 의혹을 입증할 만한 구체적인 증거는 제시하지 못했다. 산자위의 산업자원부 국정감사에서는 원전수거물 관리센터 후보지 선정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됐다. 정갑윤 한나라당 의원은 "부안군이 핵폐기장 유치를 신청하기 전부터 주민들 사이에선 반대 여론이 훨씬 높았던 것으로 산자부 여론조사에서 나타났다"며 "여론수렴 없이 유치신청이 됐고 산자부는 이같은 사실을 숨긴 채 부안을 후보지로 선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농림해양수산위원회는 황두연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과 장원석 농어업ㆍ농어촌특위 위원장을 증인으로 출석시킨 가운데 농업개방 문제를 따졌다. 이방호 한나라당 의원은 "공산품과 농산품을 맞교환해서는 안된다"며 인식의 전환을 요구했다. 의원들은 또 한ㆍ칠레 FTA(자유무역협정) 추진과정에서 벌어진 국론 분열 등 문제점을 꼬집었고 DDA(도하개발아젠다) 농업협상에서 개도국 지위를 유지할 수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물었다. 황두연 통상교섭본부장은 "농업 분야의 협상은 농림부와 긴밀히 협의해 오고 있다"고 답변했다. 한ㆍ칠레 FTA와 관련해서는 "국내적으로 문제를 해소해 나가되 비준은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환경노동위원회의 노동부 국감에서는 지난 6일 파업에 돌입한 노동부 소속 직업상담원 노조의 파업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의원들은 "직업상담원 노조의 파업은 비정규직에 대한 노무현 정부의 정책을 평가하는 잣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사건"이라며 정부의 성실하고 원칙있는 해결을 주문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