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는 유연하고 창의적인 기업 문화 구축이 기업 경쟁력 강화의 핵심 역량이라고 보고 새로운 기업 문화 시스템을 잇따라 선보이며 국내 기업들의 기업 문화 개선 운동을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CJ는 지난 2000년 대기업으로는 처음으로 '호칭 파괴'를 실시했다. 직위와 호칭을 없애고 '∼님'이라고 부르는 것.대표이사도 '김주형 님'이라고 불린다. 호칭파괴는 처음에는 거부감이 없지 않았지만 2년여 만에 CJ의 고유한 문화를 담은 대표적인 사례로 자리잡았다. 회사 관계자는 "CJ의 가치는 오픈마인드가 핵심"이며 "수평적인 기업 문화를 위해 호칭 파괴를 비롯해 다양한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획일적이고 경직된 문화를 유연하게 변화시키기 위해 도입한 제도로는 플렉서블 타임제와 근무복장 자율화가 있다. CJ는 지난 99년 '비즈니스 캐주얼' 개념을 도입한 뒤 가이드북을 사원들에게 배포했다. 인터넷이 확산됨에 따라 구성원간의 커뮤니케이션 활성화를 위해 업계 최초로 사내 인트라넷에 무기명 토론방을 개설했다. 초기에는 익명성을 악용해 비방성 글이 올라오기도 했지만 지금은 다양한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하고 상호 존중하는 성숙한 토론 문화가 구축돼 CJ의 고유한 문화콘텐츠로 발전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연구 소모임도 적극 활성화했다. 공식적인 직무 외에 개인의 관심분야를 적극 계발함으로써 새로운 사업 구상 아이디어를 찾고 이를 비즈니스 모델에 연계시킨다는 취지였다. 비슷한 분야의 관심 영역을 지닌 직원들끼리 '에이스 그룹'이라는 지식 동호회를 결성했고 신규 사업 아이템을 연구하는 모임인 'CJ챌린저' 소모임도 활동하고 있다. 이 같은 소모임은 직원들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해 학습 풍토를 조성했을 뿐 아니라 구성원간 유대를 강화해 업무 만족도도 높인 것으로 CJ측은 평가하고 있다. CJ는 이 같은 조직 문화 개선 시스템과 함께 일하기 좋은 일터를 만들기 위해 선진 복지제도를 도입했다. 98년 '카페테리아식 복리후생제도'를 도입해 업계 트렌드를 선도했다. 카페테리아식 복리후생제도는 근무연수 직급 등에 따라 '복리 포인트'를 직원들에게 나눠줘 필요한 형태의 혜택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과거의 복리후생제도가 급여인상을 보전하는 수단으로 직원 개개인의 성과와 무관하게 획일적으로 제공된 반면 이 제도는 성과에 비례해 복지 혜택의 범위가 정해지고 개인의 필요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도입 초기에는 명절 선물,자기계발비 등 선택형 항목에 국한해 카페테리아 방식을 도입했으나 2001년부터는 주택자금대부,학자금 대출 등으로 선택 범위를 넓혔다. 최양기 인사팀장은 "감성세대로 대변되는 신세대 직원이 회사 구성원의 저변을 차지하면서 복리후생에 대한 요구도 다양화됐다"며 "지속적인 설명회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제도 도입 취지와 활용방법을 홍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미리 기자 mi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