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형 상품권인 기프트카드가 상품권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기프트카드는 모양과 사용방법은 신용카드와 거의 같으면서도 용도가 한정돼 있지 않아 상품권처럼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상품. 전국 카드 가맹점에서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범용성 측면에선 상품권 중 단연 으뜸이다. #백화점 상품권 나와라 지금까지 선물의 왕은 백화점 상품권이었다. 명절 때마다 받고싶은 선물을 조사하면 40%에 가까운 응답자들이 백화점 상품권이라고 응답했던 것이 그 증거다. 하지만 기프트카드 시장이 급팽창하면서 백화점의 종이상품권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4조원에 달하는 전체 상품권 시장에서 기프트카드가 현재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2∼3% 수준으로 아직 미미하다. 하지만 시장의 성장 속도는 매우 빠르다. 카드업계는 올해 기프트카드 시장 규모를 1천3백억∼1천5백억원 정도로 예측하고 있다. 지난해 7백억원어치의 상품권이 팔려나갔던 것과 비교하면 2배나 성장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2∼3년 후면 기프트카드가 종이상품권을 위협할 만큼의 시장점유율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카드사들의 호언장담에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 기프트카드가 백화점카드보다 사용할 수 있는 곳이 훨씬 많기 때문이다. 백화점 상품권을 사용할 수 있는 곳은 백화점과 할인점,제휴 외식업체 정도지만 기프트카드는 전국의 거의 모든 매장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소도시나 지방으로 내려갈수록 기프트카드의 위력이 더 커진다. 지방 상권의 경우 백화점 상품권을 쓸 수 있는 대형 유통업체가 드물기 때문이다. 전자상거래에서도 기프트카드가 한수 위다. 백화점 상품권은 오프라인에서 통용되는 것이 원칙이지만 기프트 카드는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는다. 기프트카드의 위력은 현금으로 바꿀 때의 할인율을 보면 나타난다. 장외 상품권 시장에서 백화점상품권 10만원권을 팔면 9만1천∼9만3천원 정도를 받는다. 하지만 같은 금액의 기프트카드는 9만5천원가량을 받을 수 있다. #발전하는 기프트카드 기프트카드가 처음 선보인 것은 지난해 1월이다. 삼성카드가 전략상품으로 기프트카드를 내놓으면서 카드사들이 다투어 기프트카드 시장에 뛰어들게 됐다. 처음에 신용카드와 똑같은 모양이었던 기프트카드는 하루가 다르게 화려해지고 있다. 현대카드는 최근 고객이 원하는 한글ㆍ영문 메시지를 최대 40자까지 적어넣을 수 있는 '메시지 기프트카드'를 선보였다. LG카드 역시 고객이 원하는 메시지를 10자까지 새길 수 있다. 디자인도 다양해지고 있다. 추석이나 연말같은 특별한 기간에는 해당 기간의 분위기에 걸맞은 디자인의 카드들이 쏟아진다. 평소에 파는 카드도 카드사에 따라 5∼6종의 디자인이 있다. 삼성카드의 경우 월드컵 1주년을 기념해 거스 히딩크 전 월드컵 축구팀 감독이 새겨진 카드를 내놓기도 했다. #기프트카드의 단점 기프트카드가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은 백화점이다. 현재 롯데 신세계 현대 등 백화점 '빅3'와 할인점에서는 기프트카드를 사용할 수 없다. 백화점과 할인점들이 자사가 발행하는 상품권시장의 보호를 위해 결제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문제는 기프트카드 시장을 키우기 위해 카드사들이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지만 백화점 업계와의 갈등이 첨예해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기프트 카드의 또 다른 단점은 분실이나 도난에 대책이 없다는 것이다. 기프트카드는 무기명 선불카드인 탓에 도난당하더라도 환불 또는 거래정지가 불가능하다. 보관을 잘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도리가 없는 셈이다. 기프트카드는 신용카드와는 달리 소득공제와 같은 세금 혜택이 없다. 유가증권의 일종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 [ 기프트카드(Gift Card)는 ] 기프트카드와 종이상품권의 공통점은 사용금액이 표시돼 있다는 것. 표시금액 내에서 자유롭게 물건을 구매할 수 있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상품은 5만원 10만원 20만원 30만원 50만원짜리 등이다. 표시 금액 이내라면 사용횟수에는 제한이 없으며 결제후 잔액이 매출전표에 표시된다. 상품 구매후 잔액복구도 간편하다. 기프트카드는 물품을 구입했으나 취소할 경우 거래승인이 취소되면서 잔액이 복구된다. 물품구매후 2~3일이 지난 후에라도 구매자가 직접 가맹점에 거래전표와 기프트카드를 제시하면 거래를 취소하고 원금을 복구할 수 있다. 기프트카드를 액면금액의 80%이상을 사용한 경우 나머지 잔액은 현금으로 환불을 받을 수 있다. 또 기프트카드의 마그네틱이 손상되면 새 기프트카드를 교환해준다. 유효기간은 발행시점으로부터 5년이어서 두고두고 써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