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대구 지산지점. 현대차가 지난해부터 전국 1천여개 영업소를 대상으로 '재미있는 일터 만들기'를 전사적으로 추진한 결과 대상을 받은 지점이다. 지난해 8월 부임한 지산지점의 이종기 지점장은 "좋으나 싫으나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야 하는 직장인데 이왕이면 웃음이 그치지 않는 일터로 만들어야겠다"며 올초 자신의 생활부터 바꿨다. 그는 남들보다 일찍 나와 지점장실 밖에서 출근하는 직원들을 반갑게 맞았다. 출근 기분을 돋워주기 위한 음악을 골라 미리 틀어 놓았다. 처음에는 어색해했던 직원들에게서 점점 반응이 나타났다. 한 여직원은 "매일 목표달성을 채근질하며 몰아 붙여야만 뭔가 된다는 식의 영업소 풍경이 차츰 '같이 한번 해보자'는 분위기로 바뀌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시간이 돼도 참석을 미적거리던 아침 미팅 분위기가 서로를 칭찬하거나 격려하는 자리로 변해갔다. 이 지점장은 본사에서 내려오는 지시공문을 해당 직원의 관심도와 수용태도를 고려해 다시 정리해서 전달했다. '필승','고지탈환' 등의 사무실내 플래카드들은 '진정한 승리자는 자주,많이 웃는다' 등으로 바꿨다. 출장이나 휴가를 떠난 직원들은 남은 직원들의 웃는 모습을 생각하며 호박엿·오징어 등의 보따리를 챙겨오기도 했다. 평균 출근시간은 20분 정도 당겨졌다. 영업실적이 상승곡선을 그렸다. 전국 지점 중에서 중하위에 머물렀던 영업실적이 지난해 상반기 전국 우수지점으로 선정될 만큼 신장됐다. 미팅 때는 기발한 영업 아이디어들이 속출했다. 개인택시 영업을 맡고 있는 팀에서는 개인택시 기사들이 비번때 주로 등산을 간다는 데 착안,담당직원들이 개인택시 등산모임에 가입하는 전략을 내놓아 상당한 실적을 거뒀다. 현재 이 지점장은 다른 지점으로 옮겨 '재미있는 일터 만들기'를 계속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 울산 달동지점이 추진하고 있는 재미있는 일터 만들기 활동 역시 다채롭다. △매월 첫째주 금요일 전직원이 흉금을 털어놓는 오픈 하우스 △출근 선착순 7명이 지점장과 커피를 마시며 담소하는 커피토크 △지점의 현안 등을 자발적으로 논의하는 운영위원회 △동호회 활동인 서클데이 △이달의 달동인 선정 및 포상 등이다. 현대차 본사 판매교육팀은 재미있는 일터 만들기 전체를 기획하고 지원행사를 갖는다. 재미있는 일터로 직원가족 초청행사를 갖는 것이 그 일환이다. 남편의 직장을 방문하거나 행사에 참가함으로써 일상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자연스럽게 현대자동차 가족이란 자긍심을 갖게 하는 것이다. 부인들을 대상으로 자녀 경제교육,도자기 굽기,꽃박람회 등 문화체험을 제공하고 각 가정에 가훈을 만들어 주기도 한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