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나라의 통화유통 속도가 경기침체와 결제수단의 변화, 저금리 유지를 위한 통화팽창 정책 등으로 인해 지난 90년에 비해절반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90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주요 통화지표 및 유통속도 추이를 분석한 결과, 올해 2.4분기 총유동성(M3)의 유통속도는 0.52로 지난 90년의 1.03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 같이 통화의 유통속도가 크게 떨어진 것은 경기침체로 실물경기가 크게 악화된데다 카드사용, 인터넷 계좌이체 등 결제수단의 변화로 현금사용이 크게 줄었기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또 외환위기 이후 경기활성화 목적으로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기 위해 통화를 많이 푼 것도 주요한 원인중 하나로 지목됐다. M3의 평균잔고는 올 상반기에 1천183조8천억원으로 90년의 174조3천억원에 비해 6배(579%) 가까이 증가했다. M3는 현금화가 가능한 모든 금융자산을 의미하며 M3의 유통속도는 명목 국내총생산(GDP)을 M3 평균잔고로 나눠 구한다. 유통속도가 1이면 통화가 한 번이상 거래에 사용됐고 0.50이면 절반만 거래에 사용됐음을 의미한다. 금융연구원 정한영 연구원은 "통화의 유통속도가 떨어진데는 여러가지 이유가있겠지만 무엇보다 외환위기 이후 저금리 기조 유지를 위한 통화공급 확대와 함께결제수단의 변화, 경기침체 등을 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통화유통속도가 떨어지면서 통화공급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물가상승압력은 크게 줄었다"면서 "금융환경의 변화로 인해 통화정책의 효과도 점점 떨어지고있다"고 진단했다. 지난 2.4분기의 총통화(M2)의 유통속도도 지난 91년의 1.34에 비해 크게 떨어진0.71을 기록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