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스판덱스 시장에서 공급과잉으로 몸살을 앓아온 화섬업체들이 이번엔 중국 시장에 대규모 투자를 잇따라 단행,한·중 양국에 걸친 공급과잉으로 심각한 출혈경쟁이 우려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과 동국무역이 중국내 스판덱스 공장의 대대적인 증설에 나선 가운데 최근 국내 생산만 하던 태광도 중국 진출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스판덱스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장하기 시작한 업체는 효성. 이 회사는 지난 2001년 저장성 자싱(嘉興)시에 스판덱스 공장을 설립한 이후 중국내 설비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효성은 특히 최근 자싱 공장 설비를 1만t 증설한 데 이어 내년 하반기 중 7천만달러를 투입,광둥성이나 저장성에 연산 8천t 규모의 스판덱스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효성이 중국에서 공격적으로 스판덱스 사업을 확장하자 워크아웃 기업인 동국무역도 지난달 중국 진출 계획을 발표,본격적인 증설 경쟁에 나섰다. 국내에서 연산 2만t 규모의 스판덱스를 생산하고 있는 동국무역은 광둥성 주하이(珠海)시에 1억2천만달러를 투입,오는 2006년까지 3단계에 걸쳐 연산 1만8천t 규모의 스판덱스 공장을 세울 계획이다. 이처럼 두 업체가 중국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자 국내 스판덱스 산업의 원조격인 태광산업도 중국 진출을 활발히 모색 중이다. 태광은 장쑤성과 저장성을 후보지로 삼고 연산 1만∼1만5천t 규모의 스판덱스 공장 건립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 관계자는 "2년전부터 중국 진출을 검토해 왔으며 최근 들어 공장 설립 계획이 가시화되고 있다"면서 "공장 건립에 들어가는 비용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현금에서 충당할 계획이며 공장 규모는 기존에 진출한 효성이나 동국무역과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업체가 중국내 설비 증설에 적극 나서고 있는 사이 코오롱은 국내 공장 증설에 나섰다. 그동안 경산공장에서 연산 2천5백t 규모의 소량 생산에 치중해오던 코오롱은 구미공장에 연산 7천5백t 규모의 스판덱스 공장을 건설키로 결정,증설 경쟁에 본격 뛰어들었다. 코오롱 관계자는 "40년 이상 돼 노후된 나일론 원사 생산설비를 폐기하고 대신 수익성이 나은 스판덱스 설비를 증설키로 했다"며 "고부가가치섬유,산업자재,필름 등 세가지 사업 부문을 중점 사업으로 육성한다는 회사 방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증권 임정훈 애널리스트는 "스판덱스 최대 시장인 중국도 올해 말이면 공급이 수요를 앞지르게 돼 한국업체들간 출혈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따라 저가의 중국산 스판덱스가 한국시장으로 역수입돼 국내 시장을 교란시킬 가능성도 농후하다"고 전망했다. 올해 중국내 스판덱스 시장은 6만∼7만t으로 연평균 10% 이상의 높은 성장을 보이고 있지만 올 연말까지 완공될 공장까지 포함하면 생산능력은 10만∼12만t에 달할 것으로 보여 공급과잉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미리 기자 mi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