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투자자들이 달러가치 하락에 대응,해외로 투자처를 옮기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6일 "최근 5년만에 처음으로 미국인들의 해외 금융자산 매입 규모가 외국인의 미 금융자산 매입액을 앞질렀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주가지수를 펀드로 만들어 주식처럼 사고파는 상장지수펀드(ETF)의 경우 올 들어 미국 내 투자 규모는 12% 증가에 그친 반면 해외투자는 60% 급증했다. 특히 지난 8월에는 미국 내 ETF 투자가 3억4천만달러 감소하는 동안 해외 ETF는 오히려 6억4천1백만달러 늘었다. 메릴린치의 케사르 모리노스 자산운용 전략가는 "지난 2년간 미 달러 가치가 하락 기조를 이어가면서 달러표시 금융자산을 보유하는 게 불리해졌다"며 "연기금 등을 중심으로 더 나은 수익률을 얻기 위해 다른 나라 증시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메릴린치가 각국 펀드매니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유럽 아시아 증시는 '저평가 돼 있다'는 응답이 우세한 반면 미국은 '고평가 돼 있다'는 대답이 많았다. 특히 아시아증시는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보다 성장 가능성이 높아 투자자금이 몰리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지난 한주 동안 10억달러의 헤지펀드 자금이 아시아로 유입됐다는 것이다. FT는 "역사적으로 미 달러가 약세일 때 아시아 금융시장은 활황세를 보였다"며 "아시아국가들 중에서도 인도 태국 인도네시아 등이 유망한 투자처"라고 소개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