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지표가 여러 달째 침체의 늪을 헤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일부 지표가 집계 방식 차이로 기관에 따라 정반대의 움직임을 나타내는 등 문제점을 노정하고 있어 통일적 기준제시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5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발표된 8월 산업활동동향 집계결과 내수 핵심지표인 소매 판매액은 작년 8월에 비해 1.4%가 감소했지만 백화점과 할인점의 매출은 각각 0.6%, 9.4%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백화점 매출은 6개월만에 작년 동월대비 증가세로 돌아선것이며 할인점은 지난 6개월내에 전년 동월대비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한 것이다. 반면, 지난달 9일 산업자원부가 내놓은 8월중 백화점 및 할인점 매출현황에 따르면 백화점 매출은 작년 8월에 비해 4.0%, 할인점은 2.3%가 감소해 백화점은 7개월째, 할인점은 3개월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주요 백화점들이 지난달 1일 잠정 집계한 매출액도 통계청 및 산자부와 다르다. 롯데와 현대백화점은 지난달 1일 8월 매출이 작년 동기대비 2.3%, 5.2%가 줄었으며 신세계와 갤러리아 역시 3.6%, 7.4%가 감소해 7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고 밝혔다. 이들 백화점이 전국 지점망을 갖고 있는데다 백화점 매출의 다수를 차지해 대표성이 큰 점을 감안하면 정부기관 집계와 움직임이 다소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같은 기관별 집계차이는 집계방식의 차이가 큰 원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통계청 집계는 백화점과 할인점 점포를 대상으로 매월 전수조사를 실시해 얻어지는 것"이라며 "일부 기관들은 신규 출점 점포를 빼고 기존 점포만을 대상으로 매출 변화를 집계해 정확한 움직임을 알기 어렵다"고 밝혔다. 반면,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적어도 업체,업종별 상호비교를 위해서는 기존 점포만을 비교하는 방식이 더 정확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신규출점 점포 매출을 포함하면 매출이 부진한 업체도 전체매출액이 늘어 내수부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작년에 비하면 늘어나는 결과가 나오므로 마치 호황인 것처럼 '착시현상'을 가져오게 된다"고 반박했다. 이같이 서로 다른 지표에 대해 정부 기관간 일관성있는 통계기준을 마련하거나아니면 서로 다른 측정기준을 분명히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재경부 관계자는 "정책판단을 위해서는 한 가지 방식으로 집계된 일관된 지표를이용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목적에 따라 다른 집계방식을 사용할 수는 있지만 상반된 방식에 따라 집계가 다르다면 보조지표를 만들어 활용하거나 집계방식을 명확히밝혀주는 것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기자 jski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