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성 연구원들이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의 전문가 그룹 회의에서 잇따라 주도적 지위에 진출하고 있다. 정보통신부 산하 전파연구소의 공업연구관인 김경미 박사는 지난 2일 각국의 쟁쟁한 전문가 100여명이 참가하는 ITU의 방송품질평가 표준회의에서 부의장으로 선출돼 오는 2009년까지 임기를 수행하게 됐다. 김 박사는 지난 10여년동안 제네바에 본부를 둔 ITU의 방송분야 표준회의에 꾸준히 참가하면서 적극적인 활동을 펼쳐 세계 각국의 방송기술 분야 전문가들로부터상당한 실력을 인정받은 중견 여성 과학자. 특히 이번 표준 회의에서는 지금까지 TV방송의 품질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 기준이 없다는 점에 착안, 한국이 지난 2001년 제안한 `CPqD모델'이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세계 표준으로 채택된 것도 또 하나의 성과에 속한다. 김 박사에 앞서 전파연구소의 성향숙 박사가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지난 6월 ITU의 인공위성통신 전문가 그룹의 부의장에 선출된 바 있다. 이들 두 사람을 포함해 ITU의 전문가 그룹 의장단에 진출한 한국인은 모두 7명으로 늘어나게 됐다. (제네바=연합뉴스) 문정식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