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발생한 호남석유화학 제1공장의 폭발사고는 현장 근로자들의 안전불감증이 부른 인재(人災)였던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4일 전남 여수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불이 날 당시 제1공장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 3공정 생산라인에는 호남석유화학 직원 14명과 하청업체 직원 2명이 폴리에틸렌 중합 과정에 원료를 공급하는 배관이 막히자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이를 복구하는 청소작업을 하고 있었다. 이에 따라 일단 경찰은 반응기 배관 청소 작업 과정에서 작업자의 실수가 있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1차로 3일 밤 안모(39)씨 등 당시 현장 작업자 2명과 목격자들을 상대로 사고 경위에 대해 조사를 벌였다. 안씨는 "폴리에틸렌 응고를 막기 위해 공정을 중지시키고 탱크와 연결된 지름 10인치의 배관을 잠가 놓고 배관 라인 클리닝 작업을 하고 있었다"며 "식사 후 돌아와 보니 탱크 배관에서 헥산이 세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이번 폭발이 중합과정에 남아있던 잔류 수소 가스나 인화성이강한 헥산(hexane)이 누출되면서 스파크가 발생, 폭발이 일어난 것이 아닌가 보고공장 관계자들을 상대로 배관과 열결된 탱크 밸브가 열려있었던 이유, 안전조치 여부 등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사고원인을 알고 있는 작업자가 사망해 사고 원인을 밝히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오늘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정밀 감식 결과를 지켜보고 작업자의 과실여부가 드러날 경우 사법 처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여수=연합뉴스) 남현호 기자 hyun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