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네트웍스가 해외에 은닉해온 SK㈜ 주식 1천만주를 이달 중 매각한다. 또 미국 싱가포르 등 해외현지법인 6개 모두와 본사의 사업개발본부,신발팀을 올해 중 청산·폐쇄한다. 2일 금융계에 따르면 SK네트웍스는 최근 이같은 내용의 경영정상화계획 약정서(MOU)를 채권단에 제출했다. ◆자구계획=약정서에는 SK네트웍스가 갖고 있는 주식 9천5백95억원어치와 부동산 9백73억원어치 등 모두 1조5백68억원어치를 이달부터 오는 2007년까지 매각토록 했다. 처분대상 주식 중 덩치가 가장 큰 SK텔레콤 1백43만주(예상 회수액 2천3백50억원)는 내년 9월 이전에 매각키로 했으며 해외에서 차명으로 보유해온 SK㈜ 1천만주(9백48억원)와 SK텔레콤 ADR 1천32만7천주(2천34억원)는 각각 이달과 내년 4월까지 팔도록 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SK㈜ 주식을 이달 중 매각하는 이유에 대해 "상호출자 제한 규정 때문"이라고 말했다. 채권단과 SK㈜가 이달 말께 각각 8천5백억원씩을 SK네트웍스에 출자하게 돼 있는 만큼 출자 전에 SK㈜ 주식을 팔지 않으면 공정거래법상의 상호출자 제한에 걸리게 된다는 설명이다. 부동산은 올해 말까지 서울 강남구 역삼동 유니온센타와 콘도·골프회원권을 매각하고 △서울 삼청동 선혜원과 △부산사옥 △전주 팔복동 팔복물류 △신문로 사옥과 직원식당의 임차보증금 등은 내년 6월말까지 처분토록 했다. 약정서에는 SK네트웍스가 이같은 자구계획을 정당한 사유없이 이행하지 않을 경우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이 임의로 처분할 수 있게 명시했다. 아울러 미국 홍콩 싱가포르 런던 벨기에 일본 등 6개 현지법인과 하노이 다롄 오사카 휴스턴 실리콘밸리 파나마 등 6개 해외지사는 올해 안에 청산·폐쇄신청을 내도록 했다. ◆영업이익 목표=SK네트웍스의 '법인세·이자·감가삼각비 차감전 영업이익(EBITDA)' 목표를 △올해 2천66억원 △2004년 3천9백94억원 △2005년 4천5백73억원 △2006년 5천42억원 △2007년 5천3백92억원으로 각각 정하고 SK네트웍스가 이를 지키지 못할 경우 경영진 교체 등 특단의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단 EBITDA 목표를 초과달성하는 경우엔 임직원들에게 적정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했다. 한편 채권단은 SK네트웍스의 대주주인 SK㈜로부터도 확약서를 제출받기로 했다. 확약서 초안에 따르면 SK㈜는 SK네트웍스의 EBITDA 목표 달성에 필요한 만큼 석유제품과 화학제품을 공급해야 하며 그 거래조건은 다른 대리점에 통상적으로 적용되는 수준이어야 한다. 또 SK네트웍스가 EBITDA 연간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SK㈜는 다음해 5월 목표 미달금액의 3배를 최대 1천5백억원까지 상환우선주로 출자해야 한다. 채권단은 SK㈜의 이같은 '협조'를 전제로 유전스 등 여신한도를 SK네트웍스 분식회계 사건이 터지기 이전 수준으로 원상회복시켜 주기로 했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