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은 2일 손길승 회장이 SK해운의 비자금 조성의혹과 관련, 검찰에 소환되자 긴장감과 초조감을 감추지 못했다. SK는 손 회장이 지난 3월 SK글로벌 분식회계 등과 관련,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은 뒤 자정 무렵 풀려나 불구속 기소됐던 사례를 떠올리며 이번에도 비슷한 상황이 되지 않을까 기대하면서도 일련의 좋지않은 징조에 적잖은 불안감을 드러냈다. SK는 무엇보다도 검찰이 문제삼고 있는 사안이 국내 어느 기업도 자유롭기 힘든 비자금과 관련한 내용인 데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SK는 특히 'SK비자금'이 구여권 인사 2명에게 20억원씩 건네진 사실을 검찰이 포착했다는 보도와 관련, "국내 대기업중 그동안 비자금이나 정치자금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기업이 얼마나 있겠느냐"며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SK 관계자는 "비자금이나 정치자금 문제가 기본적으로 고비용의 정치구조에서 비롯된 것인데 과연 현직 전경련 회장이자 위기에 처해있는 기업의 총수를 구속하는 것이 비자금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SK는 그러면서도 얼마 전 송광수 검찰총장이 경제를 고려한 수사를 하겠다고 언급한 점과 SK해운의 분식회계 사건이 새로운 사건이 아니라 이미 수개월전 증권선물위원회 조사에서 그 내용이 밝혀진 사안이라는 데 일말의 희망을 걸고 있다. SK는 그러나 만약의 경우 손 회장의 신변에 어떤 문제가 생긴다면 최근 구속 7개월만에 보석으로 풀려난 뒤 병원에서 요양을 취하고 있는 최태원 회장의 경영복귀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정 열 기자 passio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