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은행에 대한 공적 자금 투입이 마침표를 찍게됐다. 2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9월 말 공적 자금 현황을 집계한 결과 제일은행은 만기가 아직 남은 4천52억원 규모의 고정 금리채를 지난 8월 중일괄적으로 할인 인수한 것을 마지막으로 공적 자금 투입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앞으로 제일은행 지분 매각 등을 통한 지원액 회수 절차만 남은 셈이다. 제일은행은 외환 위기 당시 암울한 상황에서 외자 유치의 물꼬를 터 경제가 복원력을 갖추는 계기가 됐지만 인수자인 뉴브리지 캐피털에 3년간 풋백 옵션(사후 손실 보전)을 부여하는 유례 없는 불평등 계약으로 인해 `공적 자금을 삼키는 하마'로인식되기도 했다. 정부가 예금보험공사와 자산관리공사를 통해 1997년 11월 이후 지금까지 제일은행에 지원한 자금은 모두 17조6천438억원으로 전체 공적 자금 투입액 161조원의 10.9%에 해당한다. 예보의 지원 내역은 출자 5조7천748억원, 출연 1조143억원, 자산 매입 8조896억원으로 자산 매입분 가운데 풋백 옵션으로 들어간 돈만 5조1천216억원이다. 풋백 옵션은 지난해 말로 보호 기한이 마무리됐지만 그 전에 부실 자산으로 편입된 고정 금리채의 경우 예보가 만기 때마다 손실을 보전해 주다 지난 8월 만기가돌아오지 않은 채권을 일괄 할인 매입했다. 이밖에 자산관리공사는 제일은행의 부실 채권 매입을 위해 2조7천651억원을 투입했다. 투입 대비 회수는 매우 저조하다. 예보는 제일은행 지분 51%를 뉴브리지 캐피털에 매각하면서 매각대금 5천억원과적정 자본금을 초과하는 자본금 1조4천181억원을 유상 감자를 통해 회수했다. 또 매각시 뉴브리지 캐피털이 인수를 거부한 자산과 이후 풋백 옵션으로 예보가떠안은 자산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지금까지 9조3천694억원을 회수했고 8조2천744억원이 미회수분으로 남아 있다. 정부는 제일은행 경영이 정상화되고 있어 향후 잔여 지분 매각과 매입 자산 처분 등으로 추가 회수를 기대하고 있으나 얼마나 회수될 것인가는 불확실한 상태다. (서울=연합뉴스) 진병태기자 jb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