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한화유통의 할인점(한화마트)과 슈퍼마켓(한화스토아)를 인수한다. 한화유통은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매각키로 한 한화마트.스토아 우선협상대상자로 롯데를 선정했다. 지난해 미도파 등을 인수했던 롯데가 다시 몸집을 불리기에 나선 것. 30일 한화그룹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화유통은 최근 롯데그룹 삼성테스코 월마트 등 4개 업체의 '한화마트·스토아 인수안'을 검토한 결과 인수금액으로 1천6백억원을 제시한 롯데를 우선협상자로 선정했다. 막판까지 경쟁을 벌였던 삼성테스코는 1천억원대 초반을 인수금액으로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는 다음주 중 양해각서(MOU)를 맺고 이행보증금을 납입할 예정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자금력 영업력 고용승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라며 "앞으로 인수조건 등에 관한 세부협의를 거쳐 최종계약을 맺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가 한화마트·스토아를 인수하면 그룹 주력인 롯데쇼핑은 SSM(슈퍼슈퍼마켓)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다. SSM은 매장면적이 5백평 안팎인 할인점과 슈퍼마켓의 중간 업태로 '포스트 할인점 시대'의 대표 유통채널로 꼽힌다. 한화유통이 매물로 내놓은 점포는 한화마트 9개점,한화스토아 17개점 등 26개. 매장면적이 2백∼8백평 규모로 SSM으로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할인점업계 한 관계자는 "3천평이 넘는 대형 할인점을 지을 부지가 바닥나면 SSM이 포스트 할인점 시대를 이끌어갈 것"이라며 "SSM 시장 진출을 공언했던 월마트와 삼성테스코가 인수전에 뛰어든 것도 바로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쇼핑은 현재 롯데레몬사업부를 두고 SSM 사업을 벌이고 있으며 최근 3년간 롯데레몬 13개 점포를 열었다. 롯데는 한화마트·스토아를 인수,대부분 점포를 롯데레몬으로 바꿀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SSM 선두인 LG수퍼마켓과의 격차도 줄게 된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