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국적항공사인 에어프랑스는 29일 이사회를 열어 네덜란드의 KLM 항공을 인수키로 하는 의향서(LOI)를 승인했다고 이사회의 한 관계자가 밝혔다. KLM항공측도 이날중 이사회를 개최해 에어프랑스와의 합병문제를 논의한다. 에어프랑스는 KLM지분을 인수하기 위해 신주를 발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에서 2번째 규모인 에어프랑스가 4번째인 KLM을 인수키로 함에 따라 두 회사는 전통적인 상업적 제휴관계를 뛰어넘어 유럽 최대의 항공그룹으로 도약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양측은 당장 해결하기 어려운 항공운송 관련 규정과 자국 항공산업을 보호하려는 네덜란드 당국의 압력 때문에 완전한 합병에는 이르지 못할 것으로 항공업계 관계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에어프랑스 노조원이 가장 많이 가입한 노동총동맹(CGT) 간부로서 이날 이사회에 참가한 이본 투일은 "부채 덩어리인 KLM을 인수하기 위해 에어프랑스가 너무나 많이 양보했다"며 "이사회에 상정된 양사의 결합안에 반대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양사의 결합에 찬성한 이사들 조차도 인수에 따른 재정적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면서 인수가격이 터무니 없이 비싸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인수가격 등에 관한 더이상의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하지 않으면서 회사측이 30일 구체적인 인수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합병후 두 회사의 네트워크, 제휴관계 등 경영에 관한 주요 사항은 양사 대표 4명씩으로 구성된 8인 경영위원회에서 심의,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에어프랑스 2대 노조인 프랑스민주노동동맹(CFDT) 간부인 프랑수아 카브르라는 두 회사는 지주회사를 통해 계열사들을 관리하게 될 것이라며 최소한 8년간 각각의 회사 브랜드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에어프랑스의 인수제안서는 그후의 구체적인 사항을 규정하고 있지 않다"면서 이는 향후에 완전 합병 가능성을 열어 놓은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두 회사는 오는 3월 하순이나 4월 초께 지주회사 설립을 통한 느슨한 형태의 합병 협상을 최종 타결할 전망이라며 CFDT는 합병후에도 에어프랑스 노조원들의 고용이 안정되길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KLM의 바르트 코스터 대변인은 "양사는 협상을 진척시켜 구체적인 내용을 협의중이며, 서로가 합병의 필요성을 이해하고 있다"면서 네덜란드 정부에 에어프랑스와의 합병을 승인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에어프랑스의 소액주주로서 에어프랑스, KLM이 주축이 된 삼각동맹에 끼고 싶어하는 이탈리아 국적항공사인 알리탈리아도 두 회사의 합병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KLM은 9.11 테러사태 이후 항공수요 위축에 따른 경영난 등으로 지난해 4억 유로의 적자를 낸 뒤 에어프랑스 등 다른 항공사와의 제휴를 통한 자구책을 모색해 왔다. 두 회사는 합병협상이 성공적으로 타결될 경우 중복된 구매 및 업무의 효율화를 통해 연간 4억∼5억 유로(4억6천만∼5억7천500만달러)를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에어프랑스가 신주발행을 통해 KLM 지분을 인수할 경우 자본금 증가로 프랑스 정부가 보유중인 에어프랑스 지분이 54.4%에서 50% 이하로 떨어져 이 항공사의 민영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파리 AP=연합뉴스) parks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