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영이라는 열교환기 전문제작업체를 발판으로 지난 3월 통일중공업을 인수,화제를 모았던 최평규 회장이 이번엔 대우상용차와 대우종합기계 방산부문을 인수하겠다고 선언,재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최평규 통일중공업 회장은 29일 "다음달 15일 대우상용차 인수를 위한 입찰에 참여하는 한편 대우종합기계가 방산부문(장갑차사업 등)을 분리매각할 경우 인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통일중공업을 인수한지 6개월만에 다시 대규모 기업인수합병(M&A)이라니 무리수는 아닐까. 최 회장의 노림수는 무엇일까. 업계는 그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 회장이 첫번째 인수대상으로 삼고 있는 군산 대우상용차는 작년 11월 대우자동차에서 분리된 완성차업체(법정관리 중). 대형트럭을 생산해 연간 1천4백억∼2천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회사다. 두번째 인수대상은 장갑차와 대공포를 생산하는 방산사업이다. 최 회장은 "통일중공업이 대우상용차의 트럭과 대우기계 장갑차에 변속기 등의 주요 부품을 공급하고 있어 인수하기만 하면 시너지 효과가 상당할 것"이라고 인수 추진배경을 설명했다. 통일중공업은 안정된 납품대상 업체를,대우상용차와 대우기계 방산부문은 안정된 부품조달업체를 확보할 수 있어 윈-윈(Win-Win)효과가 날 것이라는 얘기다. "일단 금융기관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할 것입니다.최대주주가 될 우리쪽 인수자금은 외부차입 없이 ㈜삼영이 대부분 조달하되 통일중공업의 일부 자금과 내 돈을 보태 충분히 마련할 수 있다고 봅니다.자본금이 37억5천만원에 불과한 삼영을 유상증자해 인수자금을 대는 것도 한 방법이지요." 삼영은 통일중공업의 최대주주(지분율 34%)로 최 회장이 지난 82년 13평짜리 아파트를 팔아 설립한 열교환기 전문제작업체다. 올 상반기 현재 자본금을 제외한 자본잉여금과 이익잉여금은 총 8백31억원으로 내부유보율이 2천2백17%에 달하는 알짜회사다. 삼영의 최대주주(지분율 24.9%)인 최 회장은 지난 4월 CNI네트워크란 컨소시엄을 구성해 삼영의 내부자금 2백77억원을 투입,무차입으로 통일중공업을 인수했다. 대우상용차와 대우기계 방산부문도 삼영 설립 이후 24년동안 고수해 온 무차입 경영원칙의 연장선상에서 추진키로 했다. 최 회장은 통일중공업을 인수하기 전까지 삼영의 경영에만 열중했다. "한 분야에서 최고가 된다면 반드시 성공한다"는 집념 때문이었다. 그 집념은 현재 고주파핀튜브 열교환장치부문 세계시장 점유율 1위(25%)로 실현되고 있다. 수출비중은 95%를 웃돈다. 최 회장은 이제 삼영의 한계를 넘어 다른 부문으로 영역을 확대할 때가 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말만 앞세우고 행동하지 않는 '나토(No Action,Talking Only)'를 가장 싫어한다는 자신의 지론대로 최 회장이 대우상용차와 대우기계 방산부문 인수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홍열·이심기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