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이 중남미의 중계무역국 파나마와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음으로써 중남미 지역에서 한국의 입지가 더욱 좁아질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무역협회는 29일 펴낸 `대만-파나마 FTA 체결 및 영향분석' 보고서에서 "대만과 파나마가 지난 8월 맺은 FTA가 내년 1월부터 발효됨에 따라 중남미에서 한국의입지가 더욱 좁아지게 됐다"고 밝혔다. 일본이 멕시코와 FTA 체결을 눈앞에 두고 있고 중국도 최근 중남미시장에 대해큰 관심을 보이는 상황에서 대만마저 파나마와 FTA를 맺음에 따라 멕시코, 브라질,아르헨티나 등 중남미 거대시장에서 경쟁국들에 비해 불리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는것. 특히 한.칠레 FTA의 국회비준이 계속 지연됨에 따라 우리의 기존 시장마저 이들경쟁국에 빼앗길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무역협회는 지적했다. 반면 대만은 중국의 거센 견제를 뚫고 FTA 체결에 성공함으로써 ▲파나마 및 중남미시장 진출 확대를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을 뿐 아니라 ▲국제적 위상을 강화하고▲중남미 국가들과의 관계를 더욱 튼튼히 할 수 있게 됐다고 보고서는 평가했다. 대만은 앞으로도 미국, 일본, 아세안, 한국과의 FTA 체결을 희망한다는 입장을공식적으로 밝히는 등 FTA를 경제적 실리 추구 외에 국제적 고립 탈피라는 외교적수단으로 적극 활용할 방침임을 분명히 했다. 미국이 현재 추진중인 모로코와의 FTA나 이스라엘과 맺은 FTA 등도 경제적 목적보다는 외교수단으로서 FTA를 활용한 것으로 평가된다는 게 무역협회의 설명이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최근 FTA가 경제적 측면 뿐 아니라 외교적 목적을 위해 이용되는 경우도 점점 많아지는 추세여서 발효중인 FTA가 전혀 없는 우리나라의 경우상대적으로 정치, 외교적 역량에서 피해를 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공병설기자 kong@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