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전격 감산 충격이 하루 만에 빠르게 진정되고 있다. 서부텍사스중질유(WTI) 11월물은 25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전일 대비 배럴당 5센트(0.17%) 상승한 28.29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WTI는 전날 예상밖의 감산소식이 전해지면서 배럴당 1.11달러(4.1%) 급등했었다. 런던석유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11월물도 14센트(전날 1.15달러 상승) 오르는 데 그쳤다. 국제유가 급등세가 하루 만에 진정된 것은 감산 규모(하루 90만배럴)가 크지 않은 데다 시장에서 합의이행 여부에 대한 회의론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런던 석유분석가인 레오 드롤래스는 "OPEC 회원국들이 현재의 쿼터보다 하루 60만배럴을 초과 생산하고 있다"며 "감산합의가 지켜질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러시아 멕시코 노르웨이 등 비OPEC 국가들이 감산에 합류하지 않고 있는 것도 유가를 빠르게 안정시키는 요인이다. 세계 2위 산유국인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유정안정을 위해 OPEC과 협력해 나갈 방침 이라는 원론적 입장을 밝히면서도 "지나친 고유가는 러시아 경제에 '부메랑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압둘라 빈 하마드 알 아티야 OPEC 의장은 "이라크와 OPEC 비회원국에서 보다 많은 원유가 시장에 쏟아져 나올 것"이라며 "향후 2년 동안 목표유가를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