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제품의 색상도 의류 못지않게 다양하고 파격성을 띠면서 인기를 얻고 있다. 소비자들의 기호가 다양화하면서 틀에 박힌 색상보다는 보다 화려하고 개성적인 컬러를 채택한 제품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삼성경제연구소가 최근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21세기 '기술+감성의 시대'를 맞아 기술력과 더불어 디자인, 컨셉, 색상, 브랜드 이미지 등 차별성과 감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소비자 욕구가 변하고 있다. 22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LG전자[66570]는 최근 흰색이나 은색 중심이었던 기존모니터와는 다르게 테두리를 검정색으로 처리한 플래트론 LCD 모니터를 출시, 품귀현상을 겪을 정도로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끌었다. 이 회사는 지난해 7월 LCD 프로젝션 TV에 처음으로 검정색을 채택해 `짭짤한'재미를 본 데 자극받아 올 상반기에 출시한 48인치 LCD 프로젝션 TV 신제품에는 본체는 물론 받침대까지 검정색을 채택하는 `파격'을 선보였다. 이같은 `검정군(群)' 제품들의 선전 덕에 올 상반기 프로젝션 TV의 판매량은 작년 동기에 비해 50% 이상 증가했다고 LG전자측은 밝혔다. LG전자 관계자는 "검정색은 고급스러운 이미지도 주지만 테두리가 흰색일때보다화면이 실제에 비해 넓어 보이는 시각적 효과를 준다는 점 때문에 디스플레이 제품에 애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05930] 역시 소비자들의 다양한 기호를 고려한 파격적 색상의 제품을다수 내놓고 있다. 대표적 백색가전이라 할 수 있는 냉장고의 경우, 인테리어형 양문형 냉장고의보급이 확산되면서 색상 파괴도 늘어나 이제는 빨간색이나 파란색 냉장고까지 등장,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PDP TV인 `파브'의 경우, 주위 환경에 맞춰 메탈 실버,와인 레드,메탈 블루 등다양한 색상을 채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대우일렉트로닉스가 지난 2001년부터 시판중인 PDP TV `서머스'도 고가 가전제품으로는 파격적인 파스텔톤의 흰색으로 제품의 옷을 입혀 판매 성공 여부에 관심이모아졌으나 예상을 깨고 약 2년간 `롱런'하며 PDP TV 부문 매출의 효자 노릇을 하고있다. 검정색이나 은색이 주를 이뤘던 미니 컴포넌트 역시 고정된 색상에서 벗어나 빨강이나 파랑, 원목컬러 등 다양한 색상으로 소비자들을 끌고 있다. 대우일렉트로닉스 최재홍 디자인 연구소장은 "기존 제품보다 20∼30% 가량 비싼데도 불구하고 파격적 색상을 채용한 제품의 인기가 높은 것은 소비자들의 욕구가그만큼 다양해 졌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기자 sou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