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화해 무드를 타고 국내 상표에도 북한 바람이 불어닥치고 있다.' 특허청은 올 상반기 중 스킨로션을 뜻하는 '살결물' 등 북한 말을 포함한 상표 출원이 23건에 이르렀다고 16일 밝혔다. 이는 지난 한햇동안의 실적 13건에 비해서도 무려 77%나 늘어난 것이다. 용어별로는 리본을 의미하는 '댕기'가 11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아바이'(나이 많은 남자)가 5건,'옥쌀'(옥수수쌀) '아바지'(아버지)가 각 2건으로 그 뒤를 이었다. '뜨더국'(수제비) '남새'(채소) '날래날래'(빨리빨리)도 각 1건이 출원됐다. 북한 말과 관련된 상표 출원은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연 2∼3건에 불과했으나 남북 교류가 본격화되면서 늘어나기 시작,96년에 9건,99년엔 25건에 이르렀다. 2000년에 20건,2001년에 11건으로 줄어든 다음 올 들어 다시 늘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상표 이름에 활용된 북한 말 가운데는 '아바이''에미나이'(계집아이) '날래날래'(빨리빨리) 등 익숙한 것도 있지만 '살결물''다리매'(각선미) '얼음보숭이'(아이스크림) '남새' '단고기'(개고기) '가슴띠'(브래지어) '오목샘'(보조개) 등 쉽게 의미를 파악할 수 없는 것도 포함됐다. 출원된 상표를 상품분야별로 보면 '아바이''단고기''뜨더국''얼음보숭이' 등은 식품 및 요식업에,'가슴띠''댕기'는 의류에,'다리매''살물결''오목샘''색동다리'(무지개)는 화장품류에 적용됐다. 특허청은 아직까지 북한 말로 된 상표 출원 건수가 전체 출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지만 남북교류가 활기를 띠면서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특허청 관계자는 "북한 용어는 생소할 뿐 아니라 특이한 어감을 갖고 있다"며 "호기심을 이끌어 내는 이같은 특성으로 인해 상표로 선호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허청에 따르면 북한 말로 된 상표도 일반 상표와 동일한 심사기준에 따라 등록 여부가 결정된다. 따라서 공산주의 혁명 등 자유민주주의의 기본질서를 부정하는 내용이나 국제간 선린관계를 해칠 우려가 있는 상표는 등록될 수 없다. 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