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매미'로 인한 산업계의 피해가 예상보다 커지고 있는 가운데 수출업체들이 몰려 있는 마산자유무역지역 등 일부 공단의 피해 복구가 단기간내 어려울 것으로 보여 수출에 막대한 차질이 우려된다. 15일 산업자원부 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연간 40억달러 이상의 수출고를 올리는 마산자유무역지역은 태풍에 따른 해일 피해로 제품과 생산설비가 동시에 물에 잠겨 수출은 물론 공장 가동까지 전면 중단됐다. 또 부산의 녹산국가산업단지와 전남의 여수산업단지도 공장 파손과 침수 등의 피해상황이 심각해 단기간내 정상 가동이 어려운 실정이다. 산업자원부는 이번 태풍으로 인한 산업계의 직접 피해규모가 전국적으로 수천억원에 달하고 수출 차질과 공장 가동 지연에 따른 간접 피해를 감안하면 수조원대에 육박하는 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중소기업청은 중소기업 피해규모가 총 6백66개 업체, 3백2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했다. 총 79개 업체가 입주해 있는 마산자유무역지역의 경우 극소수 기업들을 제외하고는 한국소니전자 노키아TMC 한국산연 한국TT 등 대부분 기업의 가동이 전면 중단됐다. 이 지역은 특히 해일로 바닷물이 역류하면서 시설과 설비가 최고 1백60cm까지 침수돼 막대한 피해를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 광픽업장치 DVD 카오디오 등을 생산하는 한국소니전자의 최점수 과장은 "수출용 제품들이 모조리 물에 잠겨 전량 폐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마산자유무역지역 관리원의 김성복 행정지원팀장도 "습기에 민감한 전자업체들이 밀집해 있어 피해가 특히 컸다"며 "지역 전체적으로 2천3백억원 이상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울산 지역의 경우 에쓰오일이 주말까지는 정상 조업이 어려운 상태이고 현대중공업도 내년 7월 인도할 예정인 석유시추선이 파손되면서 납기 준수에 애로를 겪을 전망이다. 대구ㆍ성서공단도 진입 도로와 일부 공장이 침수됐으며 광주ㆍ전남 지역의 신광무역 상진물산 등 수산물 수출업체들은 정전으로 인한 냉동식품 해빙으로 상당한 손실을 입었다. 여수 고흥 인근의 2백여개 업체들도 공장 침수와 단전 등으로 가동 정상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