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9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3분기 성장률이 당초 예상(2.7%)을 밑돌 것으로 보이지만 4분기부터는 국내 경기가 본격 회복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박 총재는 선진국 경제가 개선되고 국내외 주식시장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다만 노사분규 등으로 설비투자가 살아나지 않고 소비심리가 극도로 위축돼 있는 점은 걱정스러운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분석은 김진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2분기 바닥론'을 강조한 것과 비교할 때 'U'자형 회복에는 동의하면서도 경기바닥이 더 길어질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한은은 이날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지난달에 이어 이달 콜금리도 종전과 같은 연 3.75%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다음은 박 총재와의 일문일답. -현재 경제상황을 진단한다면. "수출이 잘되고 있고 정보기술(IT) 건설 조선 등이 호황이다. 그러나 설비투자와 내수 부진으로 아직까지 국내 경제가 회복국면에 들어서지 못하고 있다. 큰 흐름으로 볼 때는 2분기 바닥 수준을 횡보하고 있는 상황이다." -3분기 들어서도 회복조짐이 뚜렷하지 않은데. "주로 노사분규와 카드채 문제 등 불안요인이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 일본 등 선진국 경제가 활발한 회복세고 세계 증시도 상승세를 타고 있어 4분기에는 회복세가 가시화할 것으로 판단된다." -부동산문제 해결을 위해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강남 부동산값 상승은 주로 대학입시에 매달리는 사회 분위기 때문이다. 따라서 금리 처방보다는 사회개혁적인 처방이 더 유효하다. 예컨대 대학입시 때 내신 반영 비율을 높여 수능과 내신을 반반으로 적용한다면 당장 부동산 가격은 안정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콜금리 인하 효과가 적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는데. "인하효과가 만족스럽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효과가 나타나려면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4분기부터는 본격적인 효과를 나타낼 것이다." -잠재성장률 추정치를 변경할 계획은. "현재 5%대로 보고 있는 잠재성장률을 변동시킬 이유는 없다고 본다." -금리인상을 검토할 시기는. "경기 회복 속도에 달려 있다. 경기가 예상보다 빨리 회복돼 물가에 부담이 되는 시점이 오면 금리를 인상해야 할 것이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