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경기회복세가 당초 예상했던 것 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올 회계연도(2003년 4월-2004년 3월)의 1.4분기(4-6월)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0.6%로 발표했었다. 그러나 기업의 설비투자 확대 등 최근들어 경기회복을 뒷받침하는 긍정적인 지표들이 잇따라 나오면서 1분기 성장률도 상향조정이 확실시되고 있다. 블룸버그 뉴스는 23명의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1분기의성장률 중간치가 0.9%로 나타났다고 9일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연율 기준으로는 당초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2.3%를 훨씬 초과하는 3.9%로 높아질 것이라고 8개 연구소의 전망치를 인용해 전했다. 일본 정부도 금년도 1분기는 물론 금년도 전체의 성장률 전망치를 끌어올릴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내각부는 당초 2003년도의 실질 성장률 목표치를 0.6%로 낮춰잡았었다. 내각부의 가와데 에이지(河出英治) 사무차관은 이와 관련, 8일 정례회견에서 "눈앞의 수치들이 강력해 좋은 그림이 그려지지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해 10일 발표될1분기 GDP 성장률(개정치)이 상향 수정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특히 일본 경제성장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수출과 설비투자양부문의 선전이 경기회복을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한 주가가 1만엔대를 돌파하고, 7월들어 완전실업자수도 감소하는 등 경기 개선을 알리는 지표들이 늘고 있는 점도 들고 있다. 일본 재무성이 지난주 발표한 금년 4-6월의 법인기업 통계(금융.보험업 제외)조사에 따르면 전산업의 설비투자액이 전년동기대비 6.4% 늘어나며 1년9개월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제조업, 비제조업 부문 모두 설비투자가 플러스로 반전, 실적 회복을 배경으로 기업이 설비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음을 보여줬다. 법인기업의 설비투자 통계는 내각부가 국내총생산(GDP)의 2차속보치를 계산하는데 기초데이터로 사용되기 때문에 시장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1분기의 GDP 2차속보치가 올라갈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이 기간 전산업의 매출액도 2.4% 증가했으며, 경상이익도 13.6% 늘어나며 4분기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매출액, 경상이익, 설비 투자가 나란히 전년동기대비 플러스를 기록한 것이다. 또 재무성이 발표한 금년도 2.4분기(7-9월)의 기업의 체감경기 조사에 따르면기업판단지수(BSI)가 3분기만에 대기업에서 중소기업까지 모두 전분기에 비해 개선됐다. 경기전망을 `상승'이라고 응답한 기업의 비율에서 `하강'이라고 응답한 기업의비율을 뺀 BSI 조사에서 대기업의 경우 마이너스 6.3으로 전기대비 3.2포인트 개선됐다. 지난 5월 조사시점에서는 주가가 8천엔대로 떨어지고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영향도 있어 BSI가 대기업에서 중소기업까지 모두 악화됐으나 사스 소멸과 주가 1만엔대 돌파 등으로 기업 분위기가 좋아져 지수가 나아졌다. 내각부는 오는 12일 공표하는 9월의 월례경제보고에서 경기 기조판단을 2개월연속 상향 수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아시아 등지의 경기회복에 힘입어 수출과 설비투자가 되살아나 기업의생산활동이 탄력을 받고 있고, 주가가 1만엔대에 정착하는 등 주변 여건이 좋아지고있는 점 등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내각부는 보고서에서 7월의 이상 저온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 등이 있지만, 경기전반에 대한 영향은 미미하다고 보고, 기조판단에서 회복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을 포함시킬 방침이다. (도쿄 교도.블룸버그=연합뉴스) lh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