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도요타 생산 방식(TPS)과 6시그마 운동을 접목시켜 삼성 고유의 생산성 혁신운동으로 승화시킨다"는 목표로 생산성 향상에 나서고 있다. ◆ 도요타 생산 방식(TPS) 삼성전자는 최근 임직원들을 잇따라 일본 도요타로 견학을 보내 공정혁신 교훈을 배우도록 했다. 또 일본의 한 자동차업계 전문가가 저술한 '도요타 무한성장의 비밀'이라는 책이 삼성 계열사 임원들 사이에서 필독서로 자리잡았다. 도요타 생산 방식은 낭비를 철저히 배제하고 원가를 절감해 제조경쟁력을 높이자는 생산성 혁신운동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90년대 초반부터 가전 분야를 중심으로 TPS를 도입하기 위해 간헐적으로 도요타 공장에 임직원들을 파견했다. 하지만 조직 구성원 전체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것이 쉽지 않았기 때문에 썩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지는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던 지난 2월 경영전략그룹 이재용 상무가 일본에서 TPS 연수를 마치고 돌아온 직후 삼성전자는 반도체ㆍ디스플레이 분야 전 협력업체의 대표와 공장장 등 실무진들에까지 TPS 연수를 확대했다. 이 같은 삼성전자의 노력은 '반도체·디스플레이 1등'을 놓칠 수 없다는 긴장감을 반영한 것이다. ◆ 6시그마 운동 삼성전자의 6시그마 운동은 다른 기업들에 비해 빠르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6시그마 운동을 시작하기 앞서 지난 94년 경영혁신인 프로세스 이노베이션(PI)과 전사적 자원관리시스템(ERP)을 추진했다. 이는 그동안 해왔던 질보다 양 위주의 경영, 수익보다 외형 성장에 치중한 경영에서 벗어나 기본적인 경영시스템을 선진 기업형으로 재정비하는 혁신의 출발이었다. 지난 97년 삼성전자의 지휘봉을 잡은 윤종용 부회장은 "아직 6시그마를 받아들일 토양이 미흡하다"고 지적하고 프로세스(process) 직원(personnel) 생산(product) 등 3개 부문의 경영혁신을 가속화하는 3P운동을 선결과제로 제창했다. 삼성전자는 99년 어느 정도 경영혁신의 기반이 갖춰졌다고 평가하고 6시그마 도입을 선언한다. 윤 부회장은 "경영혁신은 프로세스의 연속"이라며 "가장 좋게, 가장 싸게, 가장 빠르게" 제품을 만들기 위한 6시그마 운동을 본격적으로 전개했다. 2001년에는 연구와 교육을 전담하는 6시그마 아카데미를 개설하고 임원 대상으로 블랙벨트 교육을 실시했다. 6시그마 운동에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는 이재용 상무도 여기에 참가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6시그마의 모델이 되고 있는 GE에 임직원들을 보내 입체적인 벤치마킹을 실시할 정도로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삼성전자 6시그마의 특징은 일하는 방법을 표준화하고 기존에 해왔던 혁신활동과 접목시키는 전략을 채택했다는 점이다. 기존 혁신활동을 접거나 혁신활동 기반 없이 6시그마에 매달려 성과를 내지 못한 다른 곳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였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