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대표적인 도시인 베이징과 상하이가 다국적기업 아시아(또는 중화권)지역 본부를 유치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 해 말 현재 두 도시에 자리잡은 다국적기업 지역본부는 베이징 22개,상하이 25개로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상하이가 작년 하반기 대대적인 유치작전에 나서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상하이는 올해 하니웰 GE(미국) 파이오니어(일본) 유니레버(영국) 등 16개 다국적기업 지역본부를 끌어들이는 데 성공,2개를 늘리는데 그친 베이징을 크게 따돌렸다. 상하이는 작년 7월 "다국적기업 본부 설립에 대한 장려 규정"을 제정,시정부 차원에서 다국적기업 유치에 나섰다. 이 규정은 다국적기업 본부 설립 절차를 30일로 단축 상주 근무 외국직원에 최장 5년 복수 비자 발급 금융 세제 고용 등에서 전국 최고 혜택 부여 물류 및 조달 센터 설립허용 등을 담고 있다. 상하이는 특히 다국적기업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와 다국적기업 본부 간 정기적인 대화창구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또 주위에 쑤저우(蘇州) 항저우(杭州) 등 비교적 잘 발달된 제조업 단지가 자리잡고 있다는 종합 산업 단지로서의 이점을 충분히 활용,자동차 철강 화학 등 제조업 분야 다국적기업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베이징은 그동안 유치에 공을 들여왔던 다국적기업 대부분을 올들어 상하이에 빼앗기자 시정부 지도자들이 일선에 나서고 있다. 시정부 고위 지도자들은 지난 6월 톈진(天津)에서 열린 모토로라의 베이징 지역본부 설립 축하행사에 참여,다국적기업 유치에 대한 강력한 지원을 과시했다. 최근에는 세계 40여개 다국적기업 CEO들을 초청, '다국적기업 베이징투자 설명회'를 열기도 했다. 베이징은 IT분야에서의 우위,행정 및 정보 중심지로서의 이점,풍부한 고급 인재,2008년 올림픽 개최 등을 내세워 다국적기업들을 대상으로 유치 전을 벌이고 있다. 또 상하이의 공세에 대응, △지방 소득세 면제 △자회사 설립 허용 범위 확대 △보세창구 및 공장 설립 허용 △인재 채용 지원 등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 중국 상무부 다국적기업연구센터의 왕즈러(王誌樂) 주임은 "상하이와 베이징이 벌이고 있는 다국적기업 지역본부 유치 경쟁은 외국 기업의 아시아 거점을 중국으로 옮기는 촉매 작용을 하고 있다"며 "최근 하니웰이 아시아 본부를 싱가포르에서 상하이로 옮긴 게 대표적 예"라고 말했다. 상하이=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