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스노 미국 재무장관은 일본에 이어 2일 중국을 방문,"환율은 반드시 시장요인에 의해 결정되고,탄력적으로 운용돼야 한다"며 인위적 환율개입이나 고정환율제에 대한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스노 장관은 이날 저우샤오추안 중국인민은행장,진런칭 재정부장(장관) 등과 만나 "환율이 일본의 시장개입이나 중국의 고정환율제에 의해 인위적으로 조정돼서는 안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미국 무역협회등의 강력한 요청에도 불구하고 중국 위안화의 평가절상 문제를 직접 거론하지 않았다. 중국도 '평가절상 불가론'을 강력히 개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안화 평가절상 문제는 4일 태국에서 열리는 APEC(아.태경제협력체)재무장관 회의에서 공식 거론될 전망이다. ◆미 재무의 선언적 압력=스노 장관은 도쿄에서와 마찬가지로 베이징에서도 인위적 환율조정에 대해 불만을 표시했다. "세계 경제의 성장은 경제 기반 부양에서 오는 것이지 인위적으로 한 국가의 통화를 낮게 유지하는 데서 오는 것은 아니다"며 위안화가 미 달러화에 고정돼 움직이는 것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그러나 "미국 회사들이 손해를 보지 않을 수 있도록 유연한 환율에 대해 논의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언급했을 뿐 구체적 평가절상 압력은 행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베이징 외교소식통들은 북한 핵과 이라크 문제 등의 해결을 위해 중국의 지원이 절실한 지금,스노 장관이 위안화 평가절상 문제를 강하게 밀어붙이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의 강경입장=중국 정부는 2일 미국의 절상 압력에 대해 위안화 환율제를 바꿀 계획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스노 장관이 중국에 도착한 직후 쿵 취안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을 통해 "중국은 앞으로도 위안화의 안정을 꾀할 것"이라며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위안화 안정이 중국 경제는 물론 아시아 및 세계경제의 발전을 이끈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관영 신화통신도 이날 '위안화 안정은 세계 경제에 이득'이란 장문의 기사에서 "미국 경제가 안고 있는 문제점은 미국 정책 자체에 있지 위안화와는 상관이 없다"고 반격했다. 중국 정부는 그 대신 스노 장관을 위해 세 가지 선물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출업자에 대한 인센티브 감축 △외환시장 감독 완화 △미국 국채 매입 확대가 그것이라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JP모건체이스의 외환투자전략가인 제임스 맥콤은 "중국이 결국 위안화를 평가절상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제하면서 "그러나 중요한 것은 중국이 언제 평가절상을 단행할 것이냐 하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정지영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