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지난달 30일 와이오밍주에서 열린 '통화정책과 불확실성'이란 주제의 세미나에 참석, "미국 경제는 규제완화와 노동시장의 유연성 확대에 힘입어 충격에 견딜 수 있는 능력이 크게 향상됐다"고 진단했다. 그린스펀 의장은 '지난 20년간 불경기를 유발하는 경제 충격의 발생빈도가 줄어들었다'는 일부 경제학자들의 주장에 대해 "경제충격이 줄어든 것이 아니라 노동시장 및 금융시장의 유연성 향상으로 외부충격에 대한 경제의 대응력이 향상됐다"고 반박하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통화정책의 예측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인플레나 경제성장률 등에 연계해 금리를 결정하자'는 제안과 관련,"그 같은 방식이 경제환경 개선에 기여할지는 상당히 의문스럽다"고 일축한 뒤 "위험관리(risk management)에 기초한 유연한 통화정책이 인플레 목표를 설정하는 것 같은 엄격한 규정을 만드는 정책보다 낫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 5,6월 FRB의 디플레 가능성에 대한 경고가 결과적으로 채권시장 급락을 야기했다'는 비난에 대해 "디플레 가능성이 비록 낮더라도 그 잠재적 충격이 크다면 중앙은행은 이에 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응수했다. 그는 이어 "금리를 10%포인트 올리면 모든 자산버블은 꺼지겠지만 그럴 경우 경제전체가 위험에 빠지게 된다"며 '지난 90년대 말 FRB가 금리인상 시기를 놓쳐 증시버블(주식시장과열)을 야기했다'는 비판을 일축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