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후 이라크 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하려면 당분간 현지 적격 파트너 발굴에 주력하는 한편 3-5년 뒤 발주될 대형 재건 프로젝트 수주 전략을 미리미리 짜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지적됐다. KOTRA는 28일 발표한 `전후 이라크 정세와 진출전략' 보고서에서 세계 전문가들은 이라크전이 끝난 뒤 연간 150억 달러의 수입시장, 하루 400만 배럴 생산되는 원유, 연간 250억 달러의 재건시장 등 엄청난 규모의 특수를 예상했지만 들뜬 기대는점차 가라앉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치.사회.치안불안이 계속되는 데다 전기, 통신, 수도 등 기본적인 인프라 복구가 지연되고 있고 경제 회복의 관건인 석유생산 시설 복구도 투자 부족 등으로 차질을 빚고 있다. 여기에 더해 복구 주도권을 둘러싼 강대국간 갈등으로 국제지원도 기대치를 크게 밑돌고 있어 이라크 특수 기대가 꺼지고 있다는 것. ◆전후복구 사업추진 현황 = 긴급복구를 제외한 재건사업이 본격화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미 발주한 프로젝트도 미국기업이 싹쓸이했다. 지금까지 미국예산으로 발주한 비군사용 전후복구 프로젝트(9억3천만달러)는 모두 미국기업이 원청업체로 낙찰됐고 이 가운데 6억8천만달러를 수주받은 벡텔사가하청발주한 97건은 이라크 62건, 미국 15건, 영국 8건, 쿠웨이트 7건, 사우디아라비아 5건 등으로 배분됐다. 벡텔사에 96개국 9천100개 기업이 재건사업 공급업체로 등록했음에도 나머지 서방 선진국이나 아시아 기업들은 단 1건도 하청 수주를 받지 못했다. 또 미국 주도 이라크 군정(CPA)이 하반기 시행할 인프라 재건용 발주는 기껏해야 10억달러 미만일 것으로 전망되며 그나마 건당 1천만달러를 넘지 않는 소액 공사가 대부분이고 제한경쟁 입찰방식이 적용되는 데다 이라크 현지 기업에만 참가자격이 주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우리 기업 진출전략 = 대규모 프로젝트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현지 업체와 파트너십을 갖춰 자재와 물품을 공급하거나 공공발주에 우회 참가하는 전략을 쓸 것을KOTRA는 제안했다. 이라크 기업들은 대부분 외국업체로부터 자재나 기술을 공급받아 입찰에 참가하기 때문. 또 2005년께 이라크 민간정부가 새로 출범하고 정세도 안정돼 석유 수출이 본격화되면 발전소, 통신, 수도 및 관개설비 등을 위주로 대규모 발주가 이어질 것으로전망, 보다 길게 3-5년을 내다보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형 프로젝트는 1991년 제1차 걸프전 이전 건설된 인프라 시설 가운데 개.보수나 확장이 필요한 부분부터 순차적으로 발주되고, 따라서 당시 시공업체들에 우선권이 주어질 가능성이 높아 우리 업체들은 과거 이라크 공사에 많이 참가했다는 이점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것. KOTRA는 이라크 내수시장 선점 노력도 주문했다. 치안 불안이 해소되면 이라크 경제는 올해 9.5% 마이너스성장에서 내년에는 20%플러스성장으로 반전되고 수입도 올해 76억달러에서 내년 120억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현재의 치안 불안에도 불구하고 상품을 지속적으로 수출하는 등적극적인 자세가 요구된다는 것이다. 이밖에 미국의 예산지원 한계와 미군 사상자 속출로 미국의 재건사업 독주 약화가 예상되는 만큼 틈새시장을 노리는 전략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강의영기자 keykey@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