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기, PC, 오디오 등 각종 가전제품을 무선으로 연결하는 데 사용되는 근거리통신 표준 `블루투스(Bluetooth)'를 지원하는 제품들이 우리나라에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지금까지 유럽, 일본 등에 비해 우리나라에서는 블루투스 제품이 별다른 호응을얻지 못하고 있었던 상황이어서 이같은 블루투스 지원 제품 출시가 국내 시장 활성화로 이어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블루투스란 = 에릭슨, 노키아, IBM, 인텔, 도시바 등의 주도로 만들어진 가전제품용 근거리통신 표준으로 지난 1999년 발표된 이후 가장 널리 퍼진 홈 네트워킹용 통신기술. 전송속도는 최대 1Mbps 이하로 와이파이(Wi-Fi) 무선랜과 비교하면 전송 속도는10분의 1 미만이지만 소비전력이 낮다는 장점이 있다. 블루투스 칩셋을 내장한 전자제품들끼리는 10m 이내의 거리에서 무선으로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블루투스 이어셋을 이용하면 휴대전화를 핸드백 안에 넣어 둔 상태에서 귀에 걸린 이어셋으로 전화를 받을 수 있으며 똑같은 휴대전화 단말기로 집에서는 집전화를, 사무실에서는 구내전화를, 외부에서는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일도 기술적으로 가능하다. 또 음식점에서 블루투스 신용카드 결제기와 휴대용 인쇄기를 쓰면 고객 테이블에서 웨이터가 곧바로 계산서를 출력해 서명을 받을 수 있다. ▲블루투스 전화기와 이어셋 = 블루투스 응용제품 중 현재 가장 각광받고 있는것은 블루투스 전화기와 이를 위한 무선 이어셋이다. 국내에 출시돼 있는 블루투스 휴대전화로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11월 출시한 애니콜 SPH-X7700와 SK텔레텍이 올해 5월 내놓은 스카이 IM-6200이 있다. SK텔레텍은 블루투스 헤드셋을 LG이노텍으로부터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방식으로 공급받아 10만원대에 소비자들에게 공급하고 있으며 세계최대의 컴퓨터 주변기기업체인 로지텍의 한국지사 로지텍 코리아는 올해 안으로 최대사용시간 7시간 30분 가량의 블루투스 모바일 헤드셋을 국내에 출시할 계획이다. 유럽과 일본의 경우 소니 에릭슨, 노키아 등이 블루투스 탑재 휴대전화를 계속내놓고 있으나 우리나라의 경우는 보급이 부진하고 가격도 상대적으로 비싸다. 이러한 상황을 감안해 로지텍 코리아는 일반 휴대폰에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블루투스 동글(연결용 주변기기)을 이어셋과 함께 내놓기로 했다. ▲연결 전선이 필요없는 오디오 = LG전자[66570]는 올해 4월 블루투스를 적용한고급형 무선 홈시어터 XH-DW6530를 출시했다. 후면 스피커를 무선으로 처리, 홈시어터 사용자들의 최대 애로사항이었던 스피커 설치와 전선 처리에 따른 인테리어 문제를 완전히 해결했다고 LG전자 관계자는설명했다. LG전자는 무선스피커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가 급증할 것으로 보고 스피커 선을 없앤 `블루투스 오디오'를 보급형 제품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원폰 서비스 = 집안과 사무실의 유선전화기와 휴대전화기를 블루투스로 연동하면 똑같은 전화기로 집안에서는 집전화를, 사무실에서는 구내전화를 쓰고 외부에서는 휴대전화로 쓸 수 있어 매우 편리하며 전화비도 대폭 절감할 수 있다. 이러한 `원폰(One Phone, 3-in-1 Phone)' 서비스는 올해 초 KT가 도입할 의향을밝힌 바 있으나 정보통신부와 일부 이동통신사들이 이러한 유무선연동 서비스의 출시를 완강히 반대하고 있어 빠른 시일내에 도입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향후 시장전망 = 블루투스는 지난 1999년 처음 도입될 때만 해도 전세계적으로 엄청난 기대를 모았으나 비싼 칩셋 가격과 호환성 문제 등으로 보급 상황이 당초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블루투스 보급이 주춤한 틈을 타 지그비(ZigBee), 위미디어(WiMedia)에 이어 초고속 전송이 가능한 UWB(초광대역ㆍUltraWideBand) 등 경쟁 기술이 잇따라 개발되고있으며 현재 널리 쓰이는 와이파이 무선랜 기술도 블루투스의 본령인 홈네트워킹 분야에 파고들고 있어 블루투스의 앞날을 낙관하기는 힘들다는게 지배적 견해다. 특히 유럽과 일본 등에 비해 우리나라는 블루투스 보급이 더욱 늦어진 상태인데다가 가장 시장성이 크다고 평가되는 블루투스 헤드셋의 가격도 10만원 이상의 고가로 책정돼 있어 당분간 급격한 시장 팽창은 어렵다는게 업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그러나 국내에 휴대전화와 헤드셋 등 휴대전화용 주변기기를 중심으로 블루투스제품이 일단 보급되기 시작하기만 하면 내년께부터는 보급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희망섞인 관측도 업계 일각에서는 나오고 있다. 정철 로지텍 코리아 대표는 "일단 올해 국내에 출시할 블루투스 이어셋의 판매량은 1천대 수준으로 보고 있다"고 전제하고 "시장 선점효과를 노리는 것이 1차 목표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의 성향상 일단 유행하기 시작하면 예상외로 빠른 속도로 보급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임화섭기자 solatid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