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은 앞으로 5년간 세계 어느지역보다도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미 경제의 회복 부진과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재발 등 몇가지 요소로 인해 단기적으로는 제동이 걸릴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영국의 유력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산하 경제전문 조사기관 '이코노미스트인텔리전스 유닛(EIU)'은 최근 보고서에서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호주 지역의 국내총생산(GDP)이 2003년부터 2007년까지 5년동안 연평균 5.5%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같은 높은 성장률은 세계경제의 낙관적인 전망, 특히 아시아 지역의 수출의존형 경제의 주요 시장인 미국경제의 회복 전망에 기인하고 있다. 하지만 사스의 재발과 미 소비지출 둔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경기회복 부진 등 아시아 경제의 성장동력을 위협하는 악재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고 EIU는 지적했다. EIU는 "세계경제가 최근 수주간 개선된 양상을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 아직도심각한 문제가 남아있다"면서 "아시아경제의 상향조정된 성장 예측은 OECD가 2004년후반기엔 성장력을 회복할 것이란 점을 전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EIU는 "특히 아시아는 OECD로의 수출신장이 둔화되면서 많은 국가들이 중국으로의 수출과 내수 판매 신장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세계경제의 이같은 동향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IU는 전세계적으로 800명이상의 목숨을 앗아가고 동아시아 지역을 강타한 사스의 재발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사스 발발로 지난 6월 아시아지역으로의 여행이 취소되거나 연기돼면서 수십억 달러의 손실이 초래됐다. 이와 동시에 아시아 지역은 지난 97-98년 금융위기 후 단행된 개혁조치들의 후유증에도 직면하고 있다고 EIU는 지적했다. "금융위기 후 단행된 재정및 기업부문 개혁조치들이 역내 많은 국가들의 경제활동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아울러 OECD의 수입신장 둔화가 수출의존적인 역내경제에 장애 요소가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EIU는 10개 회원국의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이 2003년 평균 3.9%, 내년 4.9%의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아세안 성장의 대부분이 일본에 이어 역내 2,3위 경제규모인 중국과 인도의 강력한 경제성장에 의해 견인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의 GDP는 사스에도 불구하고 수출증대와 투자확대에 힘입어 올해 8%의 초고속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사스 발발로 직격탄을 맞은 홍콩은 올해 GDP 성장률이 1.1%에 그칠 전망이며,싱가포르는 1.1%, 말레이시아는 3.9%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아세안 국가들의 올 성장률은 태국 4.7%, 인도네시아 3.6%, 필리핀 4%로 각각예상됐다. (싱가포르 AFP=연합뉴스) sang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