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좌추적권과 출자총액규제를 둘러싸고 재계와 공정거래위원회의 주장이 연일 '충돌'하는 가운데 강철규 공정거래위원장이 공정위 간부들에게 "사실이 아니면 아니라고 말할 용기를 가질 것"을 주문하고 나서 눈길. 26일 공정위에 따르면 강 위원장은 최근 회의 석상에서 시장 개혁을 추진하는공정위 직원들이 가져야 할 자세로 미국의 저명 경영 컨설턴트 스티븐 코비의 저서'원칙 중심의 리더십'을 인용하며 "배려와 용기 사이에 균형을 갖춘 '성숙한 사람'이 돼야 한다"고 강조, 그 배경과 함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강 위원장은 "배려란 다른 사람의 감정과 신념을 고려해 주는 것이며 용기는 자신의 감정과 신념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풀이하고 "재계의 주장을 들어주는 것은 배려이지만 (재계의) 주장이 사실과 맞지 않을 경우 사실이 아니라고 지적해 줄 수 있는 것이 용기"라고 예까지 들었다. 강 위원장은 한술 더 떠 '성숙한 사람들간의 성숙한 대화'를 강조하고 나서 "계좌 추적이 필요하면 검찰이나 국세청에 의뢰하라", "출자총액규제 때문에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등의 주장을 내세워 공정거래법 개정에 반발하고 있는 재계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는 것. 공정거래법 개정안 발표 이후 재계는 '총력 투쟁 불사'를 외치고 있으나 강 위원장은 방송 등 공개 석상에 나가 "정직해야 (재계와) 대화할 수 있다", "사실이 아닌 정보를 마구 이야기하면 안된다"는 등의 강도 높은 발언으로 재계의 주장을 일축해 왔다. 공정위 관계자는 "위원장은 시장의 경쟁도를 높이고 경영의 투명성과 공정성,효율성을 제고하는 정책을 일관성 있게 추진하는 것이 용기와 배려 사이의 균형을이루는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전하고 "재계가 잘못된 주장을 펼쳐도 시장 개혁을 당초 목표대로 추진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해석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기자 jski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