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연방통신위원회(FCC)가 미 통신업계의 복잡한 이해가 엇갈리는 상황에서 지난 6개월여의 고심 끝에 미국내 전화회선사용 규정을 새롭게 손질했다. FCC가 22일(한국시간)중 자체 웹사이트에 초안을 공개할 예정인 새 규정의 핵심은 그간 업체간에 치열하게 이해가 엇갈려온 지역 회선망 접속료 할인과 관련해 주당국에 계속 관할권을 부여할 것인지의 여부다. 또 미국에서도 급속히 확대되고 있는 초고속 인터넷망과 관련해 광대역 서비스회사들이 지역 전화망을 사용하는 조건도 관건이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지역 전화망을 분할 운영하는 이른바 `베이비 벨'사들이 유리한 쪽으로 지역회선 접속료 규제가 손질된 것으로 보인다. 즉 주 당국이 아닌 FCC차원에서 지역회선 접속료 할인 문제를 통제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주 당국은 새 규정에서도 계속 베이비 벨 네트워크의 핵심인 교환설비에베이비 벨의 경쟁사들이 할인된 가격에 접속할 수 있을지 여부를 결정하는 권한은유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종의 타협인 셈이다. 이와 관련해 이 부분의 새 규정에 반발하는 세력은 베이비 벨의 경쟁사들이 특히 대도시 인구밀집 시장에서 베이비 벨의 교환설비에 할인된 가격으로 더 이상 접속할 수 없게될 것이라면서 이렇게되면 베이비 벨과 지역 전화망에서 경쟁하는 AT&T등 장거리 전화회사들이 가격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기 때문에 시장에서 철수하는상황이 빚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정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줄어든다는얘기다. 광대역 회선규정 손질도 논란을 빚어왔다. FCC는 이와 관련해 지난 2월 회선사용 규정을 손질키로 3-2로 결정하면서 베이비 벨들이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에 회선의 일부를 의무적으로 할인된 가격에이용할 수 있도록 해온 규정을 폐기한 바 있다. FCC는 그러나 이번에 마련한 개정안 초안에서는 베이비 벨의 경쟁사들이 광대역서비스 제공을 위해 베이비 벨의 회선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대역 서비스와 함께 일반전화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FCC는 앞서 광대역 서비스에서 AT&T 등이 유리한 입장이 될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이를 견제하기 위한 방편으로 베이비 벨들이 향후 설치하는 광통신망에 대해서는장거리 전화회사들이 접속하는 것을 거부할 수 있는 권한도 부여키로 한 바 있다. 그러나 FCC의 이같은 규정 손질에 대해 서로 이해가 엇갈리는 주당국과 베이비벨, 그리고 베이비 벨의 경쟁사들이 각각의 불만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AT&T 관계자는 "새 규정의 모든 내용들이 분란의 소지가 있다"면서 "각각의 이해가 얽혀있기 때문에 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워싱턴 블룸버그=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