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2.4분기의 국내총생산(GDP)이 발표된 22일 한국은행은 극도로 침체된 경기를 우려하면서도 성장률 실적치(1.9%)가 지난달 내놓은 수정 전망치와 정확히 일치하자 다행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한은은 작년 12월에 금년의 성장률 전망치를 5.7%로 제시했다가 올 4월 4.1%로수정한 데 이어 다시 지난달 10일 3.1%로 하향조정했다. 이 때문에 한은은 경제 예측 능력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여론의 뭇매를 맞아야 했다. 향후 2-3개월의 경제 흐름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해서야 중앙은행 구실을 제대로할 수 있겠느냐는 게 비판의 요지였다. 한은은 이 때문에 2.4분기 GDP 실적치에 신경을 곤두세웠다. 달포 전에 발표한2.4분기 전망이 어긋날 경우 또다시 여론의 도마 위에 올라야 했기 때문이다. 한은 관계자는 "솔직히 전망이 틀리면 어떻게 하나 하는 걱정에 최근 밤잠을 설쳤는데 결과가 다행스럽게 예상치와 일치해 중압감이 덜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사실 지난 7월의 수정 전망 당시 이미 2.4분기(4∼6월)가 끝난 상황이어서 성장률을 구성하는 대부분의 수치가 나와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2.4분기 성장률 예측은'땅 짚고 헤엄치기'나 마찬가지였다. 그럼에도 한은이 고민한 것은 워낙 성장률이 낮다 보니 생산.투자.소비지표 중어느 한 곳에서 약간이라도 '삐끗'하면 성장률 0.1∼0.2%포인트 정도는 가볍게 흔들릴 수 있다는 걱정이 앞섰기 때문이다. 한은의 다른 관계자는 "경제 리서치 기능과 정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현재 조직 개편이 진행 중이고 다음달에는 관련 인사가 예고된 상황이어서 예측 주무 부서인 조사국 직원들은 요즘 칼날을 밟고 서 있는 느낌일 것"이라고 지적하고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끝까지 잘 맞았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피력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