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국내 지능형 복합단말기 시장에서는 중소기업 셀빅과 거대기업 삼성전자간에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 벌어진다. 삼성전자 이기태(李基泰) 사장이 `세계적 명품'임을 자부하며 지난달 하순 대대적인 홍보행사와 함께 발표했던 야심작 MITs M400의 시판이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스마트폰 개발 전문 중소기업인 셀빅이 이와 동급 사양의 제품을 훨씬 싼 가격에 내놓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박영훈 셀빅 대표이사는 22일 "기업용 시장을 겨냥한 PDA폰 `셀빅 N110'의 개발을 최근 완료했다"고 밝히고 "이 제품은 현재 SK텔레콤의 품질보증과정을 거치고 있으며 이 과정이 보통 6~8주 걸리기 때문에 제품 출시는 오는 10월께 이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TV 튜너를 빼고 대신 슬라이드 방식 키패드를 달았다는 점을 제외하면 이제품의 사양은 삼성전자의 다기능지능형복합단말기 MITs M400과 거의 동일하다"며 "제품가격을 우리가 일방적으로 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삼성전자의 99만원보다는 `많이 싼' 가격에 시장에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셀빅 N110은 삼성전자 MITs M400과 마찬가지로 30만화소 CMOS(상보성금속산화물반도체) 카메라, 최대전송속도 2.4Mbps의 cdma2000 1x EV-DO(evolution data optimized) 통신모듈 등을 탑재한 PDA폰으로 프로세서, 메모리, 확장슬롯 등 다른 사양도사실상 동일하다. 양쪽 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가전제품 내장용 운영체제인 윈도CE를 사용했으며 MITs M400은 포켓PC 2002 폰 에디션 한글판을, N110은 윈도CE 4.2를 사용했다. 지난달 하순 삼성전자가 발표한 MITs M400은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물 정도로 다양한 기능을 갖춘 제품으로 많은 관심을 끌었으나 SK텔레콤의 소프트웨어 변경 요구로 실제 출시가 늦어졌다. MITs M400은 내주 이후에야 일선 대리점에 공급될 예정이다. 박 대표는 "올해 봄 스마트폰 전문업체로의 전환을 발표하면서 오픈 플랫폼 지원 방침을 밝혔으며 윈도CE를 탑재한 N110이 그 첫 제품"이라고 설명하고 "기업용 PDA폰 시장에 대한 시장성 검토 결과 윈도CE를 탑재한 제품을 내놓기로 결정했다"고설명했다. 그는 "윈도CE 제품을 내놓는다고 해서 1997년 회사 창립 이래 고수해 온 자체개발 운영체제 `셀빅OS'를 포기하는 것은 아니며 셀빅OS의 업그레이드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MITs M400은 이 회사의 통신기기와 네트워크기기 사업을 총괄하는 이기태 삼성전자 사장이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제품이어서 올 하반기 삼성전자와셀빅의 PDA폰 대결은 시장 규모를 떠나 양사의 자존심을 건 싸움이 될 것으로 업계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이기태 사장은 지난달 21일 MITs M400 제품발표회에서 이례적으로 `지난 4년동안 내가 만든 물건'이라는 표현을 쓰며 "국내외의 어떤 제품보다 뛰어나다고 자부하며 다른 제품들은 비교 대상조차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단언하는 등 강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서울=연합뉴스) 임화섭기자 solatid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