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의 인수.합병(M&A) 위기를 계기로`왕자의 난' 이후 쪼개졌던 현대가(家)에 화합의 분위기가 흐르고 있다. 현대그룹은 외국인이 지난 8일 이후 지주회사인 현대엘리베이터의 주식을 집중매입, 경영권을 위협받게되자 13일 옛 현대 계열사 등에 도움을 요청해 위기를 넘겼다. 현대엘리베이터는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동생 정순영 성우그룹 회장 계열인 현대시멘트와 정몽헌 회장의 형 정몽근씨가 회장으로 있는 현대백화점, 정 명예회장의매제인 김영주 명예회장의 한국프랜지 등 5∼6 곳의 `범 현대가' 계열사에 자기주식43만주를 매각,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우호지분을 28.0%에서 35.6%로 늘렸다. 14일 현대그룹 관계자에 따르면 이들은 자기주식 매입 외에 시장에서 따로 직접주식 매집에 나서 현재 현대엘리베이터의 의결권이 있는 우호지분은 42%에 이른다. 이처럼 현대그룹 경영권 방어를 위한 `범 계열사' 차원의 지원이 이어지면서 정몽헌 회장 사후 `대북사업을 비롯, 계열사에 대해 어떤 식의 지원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강조해왔었던 정몽구 회장의 현대차그룹도 어떤 식으로든 측면 지원을 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와관련 현대그룹 관계자는 "아직 현대차그룹에서 현대엘리베이터의 주식을 사들인 부분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향후 필요에 따라 현대차그룹이 도움을 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으며 현대차그룹과의 협의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말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엘리베이터 주식 매입 등을 통해 그룹을 지원하게되더라도 이는 손익을 철저히 따져 투자차원에서 이뤄질 것"이라면서도 "물론 가족간의 정(情)이라는 면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아직까지는 추가 대응할 필요가 없을 것같지만 우리를 도와줄 `범현대가' 기업이 100개는 넘는다"며 경영권 보호를 확신했다. 최근 정몽헌 회장의 장례를 치르면서 끈끈한 가족애를 과시했던 정씨 일가가 뒤이어 찾아온 경영권 위기도 힘을 합쳐 넘길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이정진기자 hanksong@yonhapnews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