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는 고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의장례일정을 마치자마자 터져나온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의 현대 비자금 수수혐의에크게 동요하지는 않으면서도 향후 수사 방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대그룹은 특히 정 회장 사망에 따른 파장이 어느정도 가라앉고 사업에 온 힘을 집중할 채비를 갖추고 있던 차에 다시 비자금 문제가 부각돼 부담을 느끼는 모습이 역력하다. 현대그룹의 고위 관계자는 12일 "비자금 이야기가 계속 나오고 있지만 어떻게된 일인지 전혀 아는 바가 없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일부 언론에서 비자금 조성원으로 거론된 현대상선은 비자금 문제가 재부상하는것에 대해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지금으로서는 검찰수사 상황과 결과를 지켜볼 수 밖에 없다"며 "다만 비자금 관련 수사가 기업의 발목을 잡아 정상적인 경영활동에 영향을 주지는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대아산 관계자도 "비자금 문제는 대북송금 사건과는 별도의 사안으로 우리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일"이라면서도 "혹시라도 이 일이 대북사업에 악영향을 미치지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이와 관련 한 재계 관계자는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지만 당시는 기업이 정치권에 돈을 대줄 수 밖에 없는 분위기로 이는 특정 기업의 문제가 아니다"며 "현대대북사업을 위한 특혜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다. 한편 현대아산은 전날 민주당 함승희 의원이 제기한 `정 회장에 대한 검찰의 가혹수사' 문제에 대해서도 부담을 느끼는듯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현대아산 김윤규 사장은 11일 정 회장의 추모행사차 금강산을 다녀오면서 이와관련된 기자들의 질문에 "내가 말할 성질의 것이 아니다"고 말을 아꼈다. 현대아산의 한 관계자는 "계속 과거에 집착하는 모습은 좋지 않다"며 "미래지향적으로 문제를 풀어나갔으면 한다"고 정치권에 대한 불만을 내비치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이정진기자 humane@yna.co.kr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