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을 휩쓰는 무더위와 중국 등의 경제회복으로 수요는 증가하는 반면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정책과 이라크 유전의 본격생산 지체 등으로 공급은 줄어 국제유가의 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11일 펴낸 보고서에서 올여름 유럽의 기록적인 폭염으로 냉방 가동에 따른 에너지 소비가 늘어나고 있으며, 중국과 미국 등의 경제 회복 등으로 인해 세계 석유 수요가 10%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고 독일 언론이 전했다. 반면에 공급 측면에선 세계 원유 공급량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OPEC이 가격 지지를 위해 생산량을 줄인데다 베네수엘라와 나이지리아의 생산이 부진하고 이라크의 전후 유전 복구 및 수출 확대가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고 IEA는 설명했다. 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국의 6월 재고량이 25억1500만배럴로 작년 동기에 비해 1억2천900만배럴 줄었다. 세계 전체의 6월 석유재고량은 전년 동기에 비해 5% 적다. 이에 따라 이미 급등하고 있는 국제 유가가 하반기에도 상승세를 지속하고 내년 상반기까지 강세가 이어질 수도 있다고 IEA는 전망했다. 11일 OPEC 사무국은 지난 주 OPEC 회원국의 원유 수출 가격이 배럴 당 평균 28.72달러라고 발표했다고 독일 경제지 한델스 블라트 인터넷판은 보도했다. 이는 1주일 전인 7월 마지막 주에 비해 1.46달러가 오른 것이다. 런던 시장에선 이날 브렌트유가 1년 전에 비해 15% 오른 배럴당 29.91달러에 거래됐다. 키프로스에 본부를 둔 중동경제연구소(MEES)는 이라크 북부 키르쿠크 유전에서 생산되는 원유의 터키를 통한 수출이 당분간 어렵고 이라크의 전체 생산량이 연말까지 하루 100만배럴로 당초 예상보다 20만배럴 적을 것으로 전망했다. IEA 등은 3분기 이후에도 국제 원유가의 강세가 예상되지만 상승 폭은 OPEC의 감산 중단, 이라크 원유생산 및 수출의 복구 정도, 중국 등 세계 경기의 회복 상황 등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OPEC이 11일 발표한 지난 주 원유가는 OPEC이 설정한 가격 지지대(22-28달러)를 넘어선 것이어서 감산 중단 조치를 취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choib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