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잇따른 경기부양책에도 불구하고 민간 체감경기 지표인 3분기 소비자 태도지수가 2001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 7월 중 백화점 매출이 6개월째 뒷걸음질한 가운데 2분기 신용카드 이용 실적도 전분기보다 24% 가까이 줄어드는 등 얼어붙은 소비경기가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3분기 '소비자 태도지수'를 조사한 결과 지난 2분기(44.2)보다 0.8포인트 하락한 43.4로 나타났다고 10일 발표했다. 이는 지난 2001년 1분기(43.1)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소비자 태도지수는 작년 4분기 이후 4분기 연속 기준치(50)를 밑돌고 있다. 소비자 태도지수란 현재와 미래의 생활 형편과 경기, 내구재 구입 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판단을 종합한 경기지표로 지수가 기준치 아래면 경기상황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많다는 뜻이다. 최호상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금리 인하와 조기 재정집행, 특소세 인하 등 정부의 적극적인 소비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가계 부채와 국내외 경기 침체 등으로 인해 소비심리 불안이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소비자 태도지수를 구성하는 요소중 생활형편지수는 전분기보다 4.1포인트 하락한 39.1로 4분기 연속 기준치에 미달,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생활 형편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평균 소득 5천만원 이상 고소득층은 생활형편지수가 전분기보다 4.4포인트 낮아진 반면 1천만원 이하 저소득층은 7.2포인트나 하락, 저소득층이 피부로 느끼는 경기가 훨씬 열악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날 산업자원부가 발표한 대형 유통업체 매출동향에 따르면 7월중 백화점과 할인점 매출은 작년 같은 달에 비해 각각 11.8%, 8.8% 감소했다. 백화점 매출은 지난 2월부터 6개월 연속 뒷걸음질치며 경기침체에 따른 매출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다. 할인점도 지난 5월 반짝 증가세(0.6%)를 보인 뒤 두 달째 매출 감소폭이 커지고 있다. 지난 2분기 신용카드 이용실적도 전분기(1백58조9천억원)보다 23.9% 줄어든 1백21조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1백68조8천억원)에 비해선 28.4%가 줄어든 수치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