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조선업체들이 올 상반기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의 절반 가량을 싹쓸이하면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선박수출 증가와 해운시황 호조로 상반기 선박수주가 지난해 연간실적을 넘어서는 등 사상 최대의 호황을 기록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국내 조선사들의 상반기 수주량은 2천2백70만 DWT(Dead Weight=재화중량톤)으로 전 세계 발주량 4천9백10만 DWT의 46.2%를 차지했다. 수주금액만 1백5억7천만 달러로 지난해 전체(1백억4천만달러) 규모를 넘어섰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38억9천만 달러보다는 1백71.7%나 증가했다. 현대중공업 대우조선 삼성중공업 등 '글로벌 빅3'업체를 포함,한진중공업 STX조선 등 국내 조선업체들이 모두 올해 수주목표를 상반기중에 초과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같은 성장세는 지난해 11월 스페인 연안에서 발생한 유조선 침몰 사고 이후 국제적인 노후선박 규제 움직임과 선가상승 이전에 선박을 발주하려는 움직임이 강했기 때문이다. LNG선 LPG선 원유생산·저장선 등 고부가가치선의 수주비중이 18.5%를 기록해 지난해 상반기(10.5%),하반기(13.9%)와 비교할 때 증가추세를 이어갔다. 유럽선박의 수주비중은 66.7%로 전년(72.0%)보다 줄어든 반면 아시아 지역은 15.5%로 5.9%포인트 증가했다. 이같은 조선업계의 수주증가로 인해 선박엔진업계도 덩달아 호황을 누리고 있다. 선박용 엔진 전문 제조업체인 HSD엔진은 올 들어 4월까지 총 50대,3천4백억원 규모의 엔진을 수주,지난해 같은 기간의 15대,6백억원보다 크게 늘렸다. 특히 컨테이너선 대형화 추세가 본격화됨에 따라 대형 엔진의 수요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수익성이 대폭 향상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도 1·4분기 중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백68.3% 증가한 17억8천만달러어치의 선박엔진을 수주했다. 조선공업협회 관계자는 "노사 분규 없는 생산활동과 생산성 향산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며 "금년 선박수출은 연간목표 1백8억 달러를 초과하는 등 호조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