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이 영면한 경기도 하남시 창우리 선영은 검단산 중턱에 자리잡고 멀리 한강을 내려다 보는 명당(名堂)이다. 고 정주영 명예회장이 살아 있을 때 풍수지리에 능한 지관(地官)들의 의견을 듣고 이 자리를 고른 것으로 알려졌다. 선산의 전체 크기는 3천평이 넘지만 실제 묘역이 조성된 면적은 정몽헌 회장의묘자리까지 합쳐 200평 정도다. 정 회장 묘의 봉분 크기는 보통 사람 묘와 크게 다르지 않아 매우 검소하게 느껴졌다고 조문객들은 말한다. 정 회장의 묘는 2년전 고 정주영 명예회장이 잠든 곳에서 산밑쪽으로 50m 정도떨어진 100평 남짓한 공터에 자리잡았다. 원래는 소나무가 울창했지만 정 회장의 묘자리를 위해 소나무를 다른 곳에 옮겨심었다. 정씨 일가 가족 묘지의 가장 위쪽에는 정주영 명예회장의 양친 묘가 자리잡고있으며, 3m 정도 아래에 정주영 명예회장의 묘가 있다. 정 명예회장 묘 양 옆에는 자그마한 돌기둥과 `겨레의 뭇가슴에 그 웅지 그 경륜이'라는 제목의 시가 음각된 비석만 서 있어, 재벌가 묘역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만큼 검소한 인상이다. 봉분 앞에 있는 `하동정씨주영지묘'라는 비석만이 정주영 명예회장의 묘라는 것을 말해줄 뿐이었다. 독일 유학중 사망한 정주영 명예회장의 동생 고 정신영씨 묘도 검소하기는 마찬가지다. 곧 `하동정씨몽헌지묘'라는 묘비가 들어 설 정몽헌 회장의 묘도 그리 크지 않은봉문에 별다른 치장을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현대측은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특별취재반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