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의 기업들이 창업자가 사망할 때까지 후계 구도를 명확하게 확정하지 못해 투자자들이나 제휴기업에 막대한 불안감을 안겨 주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7일 보도했다. 2차 대전 후 창업한 아시아 기업들의 경우 창업자가 대부분 70~80대의 노령이나,지금도 경영권을 장악하고 있고 사망할 때까지도 놓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에너지기업인 대성그룹의 창업자 김수근 회장 사망 후 2세들이 경영권 분쟁에 휘말리면서 기업가치가 대폭 떨어졌다는 사실을 예로 들면서 아시아 기업들의 경영권 승계위기를 1면 주요 기사로 다뤘다. 이 신문은 또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사망 직전 형제간 경영권 분쟁으로 긴장이 고조됐었다는 점도 소개했다. 이 신문은 창업자가 자신의 전성기가 지난 후에도 경영권에 집착하게 되면 기업가치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홍콩의 섬유회사인 난양홀딩스도 공동 창업자인 HC 융(81)과 YC 왕(92)이 여전히 경영권을 쥐고 있어 투자자들은 그들이 물러난 이후에나 기업 가치가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