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세인 축출과 이라크전 종전으로 중동 지역의 위험요인이 줄어든 가운데, 세계 석유 매장량의 9%를 소유하고 있는 쿠웨이트가 새롭게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 엑손 모빌, 로열 더치/셸 등 유럽의 주요 정유회사들은 8일 하루 평균 90만 배럴인 쿠웨이트 북부유전 산유량을 2배로 증가시키는 100억달러 규모 프로젝트에 공동 입찰을 선언, 이미 입찰에 뛰어든 인도, 중국의 정유업체들과 경쟁을 벌이게 됐다. 세계 주요 석유기업들은 후세인이 지난 1990년 걸프전 당시 남부 이라크의 유전지대를 자신의 손에 넣었던 것과 관련, 그의 축출 후 이 지역에 지대한 관심을 보여왔다. 석유 전문가들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특별한 외자 우대정책이 없는 인근 사우디 아라비아보다는 쿠웨이트에서 석유 이권 획득 호기를 얻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인도의 석유 자문사인 아시아 컨설팅 그룹의 비쉬브지트 칸와르팔 최고경영자(CEO)는 "이라크전 발발 전에는 대체로 동등한 상황에 놓여있었던 중동국가들의 외자유치 상황이 보안 위험이라는 요소가 개입되면서 엇갈리기 시작했다"며 "향후 보다 개방적인 쿠웨이트가 사우디보다 월등히 많은 외자를 유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걸프지역국가들은 세계 석유 매장량의 60% 이상을 소유하고 있으며, 이들은 해외 수요에 맞춰 생산량을 늘이기 위해 25년만에 처음으로 외국 기술과 자본유치에 나서고 있다. 중동국가들은 이전에도 이런 외자 유치 계획을 추진했으나 후세인 문제 뿐만이 아니라 국내 정치 상황과도 맞물려 번번이 좌절돼왔다. (도쿄 블룸버그=연합뉴스) xanadu@yna.co.kr